건설사, "될성 부른 미분양에만 집중"

입력 2008-11-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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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만채에 달하는 미분양 물건으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면 자칫 건설사는 물론 금융권에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여 정부까지 미분양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분양 해결을 위해 그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업체들은 아예 '버릴 곳'은 과감하게 버리고 가능한 곳에는 과감한 방법으로 미분양을 털어낸다는 전략이다.

업체들은 우선 수도권과 충청권 등 소위, 미분양 해소 가망성이 큰 곳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풍림산업은 대전 대덕구 석봉동에 분양한 '금강 엑슬루타워'에 대해 25% 분양가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2312가구의 대단지인 이곳의 초기 분양실적은 10%를 밑돌았으나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인 1156가구에 대해 할인판매를 시작하자 계약률이 78%까지 올라갔다.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공급한 '신봉 동일하이빌'도 분양가 할인으로 재미를 봤다. 이 단지는 최근 주택형 별로 4~10% 가량 분양가를 내렸더니 이후 열흘간 400여건의 청약신청이 들어오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건설사들은 이 밖에도 발코니 무료시공이나 옵션 제공 등 사실상 분양가 할인에 해당되는 혜택들을 제공하면서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GS건설이 짓고 있는 '이수 자이'는 기본 옵션에 발코니 확장비용을 포함했다. 이 밖에도 욕실 월풀 욕조, 천장 에어컨, 50인치 PDP TV, 빌트인 냉장고, 드럼세탁기, 광파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도 기본 분양가에 포함시켜 분양 당시의 고분양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같은 분양가 할인은 건설사들에게 이례적인 일이다. 건설사들은 할인분양을 하고 싶어도 이 경우 기존 계약자들에 대한 차별 문제와 또한 "어차피 할인할 것을 높은 분양가를 불러 가격흥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대책에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20~25% 인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있어 건설사들로서는 할인분양에 '명분'이 생긴 셈이다. 또 이제 누구 눈치를 볼 이유도 없을 만큼 업계 상황이 안 좋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과감하게(?) 분양가를 인하하는 이유다.

하지만 버릴 곳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가수요는 커녕 잠재수요조차 찾기 어려운 영호남 지역 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업체들도 이 지역에서의 신규 사업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사업장도 사업 중단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대림산업이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일대 양산신도시에 공급한 '양산 대림 e-편한세상 3차, 4차'는 모두 1900여 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분양한 이들 단지는 미분양이 상당한데도 현재 분양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수도권 지역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해소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전략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정부가 공공부문의 미분양 매입을 장려하고 있는만큼 사업을 포기하는 현장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약자들이 많아 사업 중단이 어려운 물량에 대해서는 주공의 임대주택 매입과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주공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코오롱 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동 코오롱하늘채 388가구 등 주로 영남권에서 신청이 많았다. 주공은 올 한해 3차례 매입을 통해 18개 단지, 1940가구를 매입했다.

올해 분양물량의 90%가 미분양됐다는 비공식 집계가 있을 정도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 지역에서는 이미 두 곳의 대단지가 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을 신청해 현재 본심사가 진행중이다.

신규 사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최근 부산에서 K건설사가 해운대구 중동에서 사업을 추진했지만 백지화했으며 B건설사도 두어달간 실사를 거친 결과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건설사들의 미분양 해소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택전문 건설업체들은 고위 임원을 팀장으로 하는 미분양 해소 전담팀을 꾸려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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