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주가 상승과 관계없는 개인 재무 계획 일부 해명
모더나 CEO도 올해 50만 주 이상 처분…회사 주가는 4배 폭등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2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한 9일 자사주를 대거 매각해 논란을 촉발했다. 워싱턴D.C./AP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0/11/600/20201112152901_1539013_1200_800.jpg)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날에 자사주 13만2508주를 주당 평균 41.94달러에 매각해 약 560만 달러(약 62억 원)를 손에 넣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화이자는 9일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임상시험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해 당시 주가가 장중 최대 15%까지 폭등했다. 같은 날 화이자의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샐리 사스만도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180만 달러 어치를 팔아치웠다.
화이자 최고경영진 2명의 자사주 매각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화이자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10b5-1’ 규정에 의거해 주식을 처분했다. 이 규정은 내부자 거래 금지 조항에 저촉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시기나 주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임직원이 자사주를 매각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를 설정하는 것이다. 상장사 임원들은 일반적으로 스톡옵션 형태로 상당한 보상을 받는데 대부분은 정기적으로 이들 중 일부를 매각한다.
화이자 대변인은 “이번 주식 매각은 단지 임원들의 개인 재무 계획의 일부”라며 “불라 CEO는 8월, 사스만 CFO는 지난해 11월에 이미 주가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주식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최근 5거래일간 주가 추이. 11일(현지시간) 종가 38.50달러. 출처 마켓워치](https://img.etoday.co.kr/pto_db/2020/11/600/20201112152901_1539014_639_245.jpg)
스코니 애널리스트는 “불라 CEO의 주식 처분은 민간기업이 한 국가의 공중보건 역학을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 약물 개발에 뛰어들게 만드는 인센티브로 봐야 한다”며 “우리는 오히려 그에게 감사하면서 돈을 보내야 한다. 우리가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대부분 화이자 CEO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처럼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미국 생명공학 업체 모더나는 스테판 밴슬 CEO 등 임원들이 올 봄과 여름에 보유하던 회사 주식을 대량 처분하면서 당국의 면밀한 조사를 받았다. 밴슬 CEO는 올해 자사주를 50만 주 이상 팔았다.
모더나 주가는 올 들어 네 배 이상 폭등했다. 모더나도 이달 말 자사 백신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가가 더 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