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용(33) 펄핏 대표는 직접 신어보지 않아도 딱 맞는 치수의 신발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어린 시절부터 농구를 해오면서, 발에 맞는 여성용 농구화 찾기가 늘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펄핏’이 탄생했다. ‘퍼펙트’와 ‘핏’을 합친 펄핏은 신발 인공지능(AI) 매칭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AI가 발 크기를 측정해 이를 맞는 신발 사이즈 데이터와 짝지어 주면, 소비자는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사이즈의 신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펄핏은 지난해 신발 판매장에서 사용하는 측정 기기를 먼저 출시했다. 이 대표는 “발과 신발 사이즈를 짝짓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이 특히 까다로워 2년 정도 걸렸다”며 “다행히 매장용 기기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고객 대부분이 매장에서 신발을 직접 구매하던 때인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에는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했다. 펄핏 앱을 통해 발을 한 번만 찍어두면 AI는 정확한 치수의 신발을 찾아준다. 이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앱을 통해 정확한 사이즈의 신발을 구매까지 할 수 있게 됐다”며 “매달 전월보다 60~80%씩 성장하고 있고 가입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앱 가입자는 지난달 10만 명을 넘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구매가 늘어나면서 펄핏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신발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펄핏의 솔루션은 글로벌 신발 시장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진다. 현재 432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신발 시장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나이키, 언더아머 등 글로벌 신발 기업은 10%에 불과한 온라인 비중을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 전략 설정에 뛰어든 상태다.
이 대표는 펄핏이 솔루션과 데이터를 갖춘 만큼 세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시리즈A단계 투자 유치를 앞둔 펄핏은 보유한 발 사이즈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전 세계 사람들의 발과 신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단 구상도 내놨다.
그는 “AI 서비스를 통해 모은 발 사이즈 데이터를 유통사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 할 계획”이라며 “데이터 사업과 함께 커머스 사업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펄핏이 성장하는 만큼 이선용 대표의 꿈도 한 발짝 가까워지고 있다. 이 대표의 오랜 꿈은 ‘월트 디즈니가 남긴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정말 사랑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내가 만든 무언가로 1000만 명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펄핏’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