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는 14일(현지시간) 소비침체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 악화까지 더해지며 전날 급등세를 이어가지 못한채 하루만에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37.94포인트(3.82%) 하락한 8497.31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8.00포인트(4.17%) 밀린 873.2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장대비 79.85포인트(5.00%) 내린 1516.8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증시는 전날 55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미 10월 소매판매가 사상 최대 감소율을 기록하는 등 소비침체 우려에 프레디맥, JC페니 등의 기업실적이 악화된 결과 하락 마감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2.8% 감소, 지난 1992년 이 지표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날 전월의 57.6보다 소폭 상승한 57.9를 기록했지만 금융위기, 일자리 감소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는 인식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모기지 금융업체인 프레디맥은 3분기 253억달러(주당 19.44달러)의 순손실을 나타내 지난해 같은기간 12억달러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3위 소매업체인 JC페니의 3분기 순익은 1억2400만달러(주당 55센트)를 나타내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다. 이 여파로 소매유통주 주가는 이날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주택자재업체인 홈디포(HD)는 전날보다 3.3% 하락했고 시어즈(SHLD)는 무려 9% 급락했다.
노키아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둔화 우려로 올 휴대폰 판매 예상치를 기존의 12억6000만대에서 12억4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노키아(NOK) 주가는 12.7% 폭락했고 기술주 역시 동반 내림세로 마감됐다.
애플(AAPL)은 전날보다 5.1%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구글(GOOG)은 각각 3.7%, 1.1%씩 내려갔다.
미국증시는 이날 장 마감 1시간여를 앞두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발언에 고무돼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열악하다는 심리가 부각돼 재차 하락세로 전환, 장 막판 낙폭을 급격히 넓혔다.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이 금융위기를 차단하는데 충분하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결과로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이틀 연속 상승함에 따라 신용시장 회복 움직임이 주춤한 것도 악재였다.
이날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3개월 리보금리는 2.24%를 기록, 전날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하루짜리 리보금리 역시 0.01%포인트 오른 0.41%를 기록했다.
전날 반등했던 국제유가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20달러(2.1%) 떨어진 57.0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지속되면서 이번 한주 동안 6.6% 떨어졌고 올초대비 무려 41%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