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글로벌 시장 경쟁 위한 생존 문제로”

입력 2020-09-24 16:40 수정 2020-09-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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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기업이 돈을 벌고 쓰는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24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통적 주주 자본주의에 기초한 기업 경영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한 생존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188명을 회원으로 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은 8월 말 선언문을 발표했다. BRT는 ‘이윤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존 기업의 존재 설정에서 벗어나 소비자, 근로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근본적 책무를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성명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팀 쿡(애플), 메리 배라(GM) 등 유명 CEO 181명이 서명했다.

이종오 국장은 지난해 BRT 선언문에 대해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BRT는 전통적인 밀턴 프리드먼의 ‘주주 우선 자본주의 모델’에 따라 주주 이익 극대화를 기업 목적으로 명시해왔다”며 “기존 주장을 깨고, 이해관계자들을 주주와 동일 선상에 놓으면서 기업 목적을 새롭게 재설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선언문에서 BRT는 ‘주주’를 모든 이해관계자 중 가장 후순위로 언급했다. 또, 주주 가치에 대해 단기(short-term)가 아닌 ‘장기적인 가치’(long-term value)라는 점도 명백히 했다. 이종오 국장은 “회원 188명 중 181명이 서명한 이 선언은 최근 187명으로 늘어났다”며 “자본주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세계는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평등’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촉진한 배경으로 꼽았다. 이종오 국장은 “주주 자본주의가 종업원, 환경 등 가치를 배제하고 단기적 이익만 좇다 보니 소득 불평등과 실업 등 폐해를 낳았다”며 “그 대안으로 ‘포용적 성장’이 등장했고, 논의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정당성을 얻으면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등장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사회책임투자’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전환의 촉매제로 꼽았다. 최근 3년간 세계 시장이 급변하면서 투자 운용가치도 달라졌다. 단기적 이익이 아닌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 이해관계를 고려한 투자 기준이 주목받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JP모건과 씨티은행 등 최근 석탄화력발전을 지지하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큰 손’들이 늘고 있다.

결국,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선 주주 중심에서 벗어나 환경, 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체질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종오 국장은 “기업이 돈을 끌어들이고 쓸 수 있는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방향성이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생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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