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제무역에 대두하는 '디지털 통상규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안덕근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디지털시대, 국제통상 체제 변화와 기업 대응전략’을 주제로 경영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국제무역에도 데이터 이동, 컴퓨터 서버 위치, 사이버 안보 등 디지털 경제에서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치를 포함하는 새로운 차원의 규범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우리도 디지털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낡은 법제도 개선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미국이 과거 WTO 서비스무역협정을 통해 서비스 경제를 주도했듯이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디지털무역협정을 통해 국제통상질서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으로 그는 "10년 전만해도 세계 10대기업에 금융․에너지․유통기업이 대다수였지만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이 7개나 된다”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산업생태계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무역패턴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미-중 디지털 경제 주도권 경쟁에 대해 “미국은 TPP 협정에서 디지털무역규범을 처음 선보인 이후 최근 체결한 DEPA 협정에 상품이동뿐 아니라 무형의 콘텐츠, 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포함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 통상질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인터넷 사용률이 아직 58%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여전히 시장잠재력이 크고, 알리바바와 같은 민간기업이 디지털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 내 수억 명의 소비층을 이용한 디지털 표준과 기술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최근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디지털 서비스 무역제한지수’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은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구글맵이나 우버와 같은 세계적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낡은 규제도 일부 남아있다”고 말했다.
강연은 유튜브와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18일부터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