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롤드컵 마지막 티켓은 젠지가 차지했다.
9일 진행된 T1와 젠지의 맞대결.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젠지가 T1을 꺾으며 담원 게이밍, DRX와 함께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양 팀 바텀 선수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2020 LCK 서머에서 부동의 원딜 1위를 차지한 젠지의 룰러(본명 박재혁)와 2020 롤드컵 선발전에 긴급 투입된 T1의 유망주 구마유시(본명 이민형) 중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팬들의 눈이 쏠렸다.
1세트 시작, 바텀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치열했다. 윗 동선을 잡고 시작한 클리드는 상대 레드 몹에 먼저 들렀다. 엘림의 킨드레드가 보이지 않자 그대로 클리드는 바텀 보호를 위해 아래로 내달렸다. 이후 킨드레드의 탑 갱을 라스칼이 흘려보낸 후 클리드는 귀환하지 않고 바텀 시야를 잡는 선택을 했다. 이렇게 잡은 주도권을 바탕으로 젠지 바텀 듀오는 미드에서 페이커 의 에코가 오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라인을 강하게 압박했다.
경기 23분, 페이커의 에코가 정글 들어가는 룰러를 잡아내고 T1의 선수들이 급하게 텔을 탄 비디디와 미드 1차 타워를 무너뜨리며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포지션을 잘못 잡은 에포트를 젠지가 연이어 잡아내며 1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2세트는 젠지의 바텀 듀오가 상성상 불리한 것처럼 보였다. 경기 초반 T1의 강력한 애쉬-판테온 듀오에 엘림의 앨리스까지 더해져 젠지의 이즈-브라움 듀오가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경기 14분까지 젠지는 킬 스코어 7-4로 밀리는 분위기였다.
경기 15분 라이프 선수가 에포트의 판테온을 묶으며 경기가 반전됐다. 판테온과 앨리스의 제압골드를 먹은 이즈리얼과 니달리가 화력을 뿜어내기 시작한 것. 이후 라이프는 22분 바론 앞 한타에서 칸나, 엘림, 구마유시를 막아내며 룰러가 편하게 딜을 넣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룰러의 쿼드라킬로 경기는 반전 없이 마무리됐다. 경기 이후 이어진 디스코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라이프 선수는 “초반에 상대 바텀이 더 라인 밀기 쉬운 만큼, 받아먹는 식으로 후반에 가자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전 라인의 지원을 받은 룰러는 세나, 이즈리얼, 아펠리오스 챔피언을 고루 다뤄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룰러 선수는 “작년부터 바텀 듀오를 하면서 당시 안 맞는 것도 많았고 혼도 많이 내 사이가 안 좋았었다”며 “합을 맞춰 갈수록 신뢰도 많이 생겨 누굴 만나도 다 이길 자신이 생겼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20 롤드컵 조 추첨을 위한 드로우 쇼는 15일 저녁 9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