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두산重-두산밥콕, '引受의 힘'으로 세계 발전시장 공략 나서다

입력 2008-11-04 12:00 수정 2008-11-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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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센터 재정비ㆍ첨단 기술 개발 박차

-인수 2년 만에 수주 2배 증가... 2020년 6조원 목표

20세기 초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이자 상공업 중심지였던 글래스고 랜포드. 이곳에 유럽 발전시장 공략을 위해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는 두산밥콕 R&D센터와 공장이 위치해 있다.

지난 2006년 발전소 핵심설비인 보일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 30여개국에 발전용 보일러 공급을 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업체 미쓰이밥콕이 두산중공업에 인수되면서 두산밥콕으로 변모한 것.

두산重은 주력사업인 발전사업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밥콕을 200억엔에 인수, 향후 미주와 유럽시장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두산밥콕 인수를 계기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보일러 제작과 마케팅 역량에 두산밥콕의 엔지니어링 및 발전 서비스 역량을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발전 분야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을 인수한 뒤 1995년부터 중단된 기술개발을 지난해부터 재개, 영국정부와 발전사업자들로부터 736만파운드(15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으며 지난 9월에는 스코틀랜드 정부로부터 3년간 280만파운드(56억원)의 무상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 대형 신규 프로젝트 과감히 추진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을 인수하자마자 과거 미쓰이밥콕 시절에는 위험 때문에 주저하던 신규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추진했다. 여기에는 3억3500만파운드(6700억원) 규모의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석탄화력 보일러처럼 대형 프로젝트들도 포함됐다.

두산 관계자는 "전통적 주력사업인 서비스 사업 외에도 신규 프로젝트를 늘린 결과, 2006년 인수 당시 4700여명이던 인력이 5400여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2006년 5억파운드(1조원)였던 수주 실적도 지난해에는 7억70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로 50% 이상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10억파운드(2조원) 이상의 수주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같은 수주실적에 힘입어 과거 1~2%대에 머물던 영업이익률도 올해에는 6%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밥콕 자율성 보장 PMI로 시너지 효과 창출

두산중공업이 단기간에 인수효과를 얻어낸 데는 두산 고유의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 후 통합전략)가 한 몫 했다.

두산은 그동안 기업인수에 성공한 뒤 피인수 회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양사가 상호 유기적으로 하나가 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 회사를 인수한 이후 기존에 두산밥콕 경영을 총괄하던 이안 밀러를 CEO에 선임한 것으로 비롯해, 마케팅, 사업관리, 재무부문장 등 주요 요직에 현지 임원을 중용했다. 한국인 임원은 COO 1명과 부문별 실무진 7명이 전부였다.

두산 관계자는 "밥콕 임직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문화와 두산의 기업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PMI 노력으로 지난 3월 양사 간 긴밀한 협력으로 브라질에서 처음으로 석탄화력보일러를 수주했다. 또한 9월에는 양사가 나란히 50억원씩 캐나다 엔지니어링 기술회사인 HTC사에 투자해 CCS(Carbon Capture&Storage)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 친환경 기술 개발 등 차별화 전략 구사

석탄발전시장의 성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석탄발전시장의 발전은 친환경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지니고 있다.

두산밥콕은 이에 따라 ▲CCS(Carbon Capture&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천연자원 사용 보일러 ▲700℃ 이상 고온 보일러 ▲질소 산화물 저감시설 등 친환경적 설비를 위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박흥권 두산밥콕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세계 CCS 3대기술 보유회사 중 하나인 캐나다의 HTC사 지분투자를 통해 이 기술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며 "향후 10~15년 이내에 시장규모가 수백조원 대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매력적인 부문"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두산밥콕은 100여년의 긴 역사가 말해주듯이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이 강점"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축적된 노하우는 후발업체들이 쫓아오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종업계 세계 1위인 프랑스의 알스톰社에 비해 최근 신규프로젝트 경험은 미비하지만, 차세대 보일러 제작과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강화를 통해 현재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박 상무는 "인수한 지 2년밖에 안됐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 강화로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 미주ㆍ유럽 전초기지 활용... 2020년 6조원 수주 목표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콕을 인수함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화력발전 시장의 90% 이상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

핵심시장인 중동, 인도,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향후 러시아와 동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과거에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세계 최대시장인 북미와 유럽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두산중공업은 "약 30조원 규모의 미주 및 유럽 시장은 두산밥콕을 중심으로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두산밥콕은 두산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발전 분야의 한 축이자 미주ㆍ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두산밥콕은 신규발전소 프로젝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터빈 ▲환경설비 ▲CCS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넓힌다는 계획이다.

<두산밥콕 수주계획, 단위: 백만파운드, 2008~2020년은 목표>

이를 통해 오는 2012년에는 수주 3조2000억원ㆍ매출 2조800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수주금액 30억파운드(한화 6조원) 이상을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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