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개발 가시권...이젠 가격전쟁이다

입력 2020-07-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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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행인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화이자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마스크 쓴 행인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화이자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결국 또 돈이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가 임박해 세계가 안도하자마자 백신 가격 전쟁에 불이 붙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해 가장 먼저 출시를 눈앞에 둔 제약업체들이 본색을 드러냈다. 백신 공급에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와 화이자는 지난주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백신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테판 호지 모더나 대표는 “원가에 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하듯 모더나는 이날 정부와 공급 계약을 맺은 다른 제약사들에 비해 많게는 갑절 이상 비싸게 백신 접종 비용을 책정했다. 의학적 필요성과 효능, 주문 규모와 배송 시기 등을 감안해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화이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값 인하 압박에 발끈하고 나섰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현재 백신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업계에 가격 할인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행정명령 4건에 서명한 것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불라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약값 인하 행정명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적으로 전념해야 할 시기에 제약업계의 정신을 분산시키는 조치”라면서 “코로나19 예방과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방해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약값 인하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미국 내 인력 감축 등 사업 계획 재검토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 제약회사 경영진과 백악관 회의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백악관 회의는 필요하지 않다”며 “리베이트 제도를 개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유럽연합(EU) 등 미국 외 국가들과도 백신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화이자는 “선진국들은 미국과 비슷한 분량의 백신을 더 싼 가격에 공급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화이자는 22일 미국 정부와 백신 1억 회분을 19억5000만 달러(약 2조3300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미국과 맺은 개당 19.5달러의 기준을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더나가 책정한 백신 가격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월등히 비싸 향후 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됐는데 이윤을 추구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모더나는 이번 주 4억7000만 달러를 포함해 지금까지 미국 정부로부터의 총 1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정부 지원금뿐만 아니라 모더나가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도 50억 달러에 이른다. 정부의 잇단 자금 투입으로 제약회사들은 백신 개발 시일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식재산권 형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공급에 개입할 여지도 적다. 주요국 정부와 제약회사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다. 전문가들은 힘의 논리에 의해 개발도상국들은 백신과 치료제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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