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나…바꿔라”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장 수난사

입력 2020-06-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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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책정 난항ㆍ사업 지연 등 조합 잇단 내홍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모습. (연합뉴스)

재건축·재개발사업 조합장들이 요즘 수난을 겪고 있다. 사업비 증가 또는 분양가 책정 등의 문제 로 애초 목표한 수익성이 크게 줄자 조합장들이 잇따라 해임하거나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조합은 다음 달 4일 조합장 해임안 처리를 위한 임시총회를 연다. 해임 추진단은 현 조합장 해임 이유와 관련해 “우리 구역은 성북구 장위6구역과 동작구 노량진8구역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1억 원 이상 높고 조합 전체 총자산은 2018년보다 184억 원 줄었다. 결국 총사업비가 570억 원 늘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합 관계자는 “해임총회 성원 여부조차 알 수 없다”며 해임 논의를 일축했다. 해임 추진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반박을 계속 해왔고, 총회 당일 조합장이 따로 소명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합원만 6123명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도 조합장 해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조합장 해임 요구 측은 25일 오후 조합에 조합장 해임 총회 소집절차를 통보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반분양가로 3.3㎡당 3550만 원을 추진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900만 원대 분양가를 고수하면서 불똥이 조합장 탄핵(해임) 쪽으로 튀었다. 조합 지도부의 협상력이 난항에 빠졌다고 판단한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은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 안건 표결을 시도했지만, 성원 조건인 ‘조합원 절반 참여’ 조건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흑석 3구역도 같은 달 조합장과 임원 해임 안건을 처리했다. 서울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 역시 조합장 해임안을 가결했고, 지난 3월에는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장이 옷을 벗었다.

정비업계는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의 투명성 확보가 없는 한 조합 내홍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조합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없는 정비사업 조합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뜩이나 이해관계가 복잡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사업 지연과 추가 분담금 증가로 조합과 조합원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조합장은 사업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함께 전문적인 지식도 겸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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