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M&A ‘불패신화’ 이어갔다

입력 2008-10-24 15:11 수정 2008-10-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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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M&A 통한 그룹성장 지속

-김승연 회장 리더십 큰 발휘... 전사적 노력 결실 맺어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 우려 해소 과제로 남아

올해 M&A(기업 인수ㆍ합병) 최대 매물로 꼽혔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품에 안겼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M&A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M&A를 통한 그룹성장의 전통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생명, 한화석유화학(舊다우케미칼), 한화 갤러리아(舊한양유통ㆍ동양백화점) 등은 모두 인수를 통해 성장한 회사이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M&A 이후 인수기업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성장시켜, 인수기업들은 현재 그룹 매출 비중의 75%를 차지할 정도이다.

한화그룹 장일형 부사장은 “대우조선 인수전에 임했던 이유도 대우조선을 다른 계열사의 성장에 이용하기 위함이 아닌, 그룹의 역량을 동원해 핵심계열사로 육성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수가격과 자금조달 능력은 물론 향후 사업방향 등 종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치하는 외자유치 계획이 포함된 점이 '+α'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대우조선을 ▲조선 ▲해양플랜트 ▲자원개발 ▲해양도시개발 ▲해양환경 사업 등을 아우르는 회사로 변모시켜 2017년에는 매출 35조원의 거대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한화그룹의 자금조달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해외차입문제와 그룹 보유자산 매각 등을 계획대로 추진시켜 시장의 불안감을 종식시키고, 기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과 빠른 시일 내에 동화가 돼야 완전한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승연 회장의 ‘선견지명’과 ‘추진력’이 성공 요인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김승연 회장(사진)의 강력한 의지 때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그룹 장일형 부사장은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미 3년 전부터 전략기획부서를 중심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준비했다”며 “지난 4월 중순 대우조선인수전 참가를 공식 선언한 이후 김 회장이 수시로 인수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이전인 4월 초에는 그룹 경영기획실의 전략기획ㆍ재무ㆍ홍보 등 각 부서별로 인원을 선별, ‘대우조선해양 인수 T/F'를 구성하는 등 그룹의 사활을 걸고 인수전에 임하기도 했다.

장 부사장은 “김 회장의 지휘 아래 금춘수 경영기획실 사장ㆍ유시왕 부사장을 포함한 핵심 참모들이 수시로 전략회의를 가지면서, 상황별 맞춤전략을 짜고 인수전 방향을 잡는 노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이유는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의 경우 대한생명ㆍ한화증권ㆍ한화손해보험 등 은행을 제외한 금융계열사를 보유, 금융네트워크는 비교적 탄탄하게 구성이 됐다.

하지만 한화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종은 금융네트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 짜임새가 탄탄하지는 않은 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 제조계열사의 중심인 석유화학의 경우, 업황이 불투명하고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은 조선사 인수를 통해 제조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성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그룹이 장기적으로 해외매출비중을 증가시키려는 경영전략이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사업과 해외선사로부터의 수주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부합됐다.

◆ 2017년 매출 35조 거대기업으로 육성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함께 오는 2017년 매출 35조원의 거대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한화 관계자는 “조선, 해양플랜트, 자원ㆍ해양도시개발, 해양환경 사업을 아우르는 세계 제일의 조선해양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2012년에는 세계 1~2위의 조선ㆍ해양 플랜트 사업자로 육성시키고, 자원ㆍ해양도시개발과 해양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2017년에는 조선ㆍ해양 플랜트 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고, 자원ㆍ해양도시개발 사업에서도 세계적 사업자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조선부문 17조원, 해양플랜트 10조원, 자원ㆍ도시개발 등에서 8조원 등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했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 금융부문을 통해 외환 리스크 관리 능력과 단기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그리스, 중동, 독일 등 주요 발주국가와의 다양한 사업적ㆍ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40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 기존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자원개발 분야의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한화그룹, 재계 순위 8위로 상승

한화그룹이 자산총액 8조7000억원(공정거래위원회 2008년 4월 발표 기준)의 대우조선을 인수함에 따라 재계 순위도 두 계단 상승하게 됐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재계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자산총액 20조6000억원으로 10위를 기록했지만, 대우조선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자산총액이 29조3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 8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26조7000억원)과 9위 한진그룹(26조3000억원)를 모두 제치고 8위로 올라설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과의 자산총액 차이도 불과 4000억원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 자금조달 문제없나?... 시장 우려 불식 과제로 남아

지난 14일 대우조선 매각 본입찰 제안서 마감 후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최종 후보로 압축되고 난 후부터 한화그룹 관련주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증시가 폭락세를 거듭하고 실물경기마저 위축되면서 한화그룹이 계획한 자금조달방안이 이뤄질 수 있을 지에 대해 시장의 불안이 가속되는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 4월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 선언한 뒤 ▲보유현금․유동자산(2조원) ▲우량 비상장사 기업공개(3조원) ▲보유 부동산 매각․유동화(2조원) ▲재무적 투자자(2조원) 등 총 9조원의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보유 현금과 유동자산이 2조원밖에 되지 않는 점은 경쟁후보인 현대중공업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재무적 투자자를 제외한 자금조달 계획은 현재 시장상황이 안좋은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당초 계획했던 것과 같은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하지만 김승연 회장이 공을 들였던 작품인 만큼 자구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들과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자금조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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