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잡히지 않는 바닥… 바닥난 인내심

입력 2008-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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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코스피시장이 정부의 잇단 안정대책 마련에도 불구 해외증시 급락과 함께 다시 패닉에 빠지며 3년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속출하는 하한가와 신저가 종목들로 쑥대밭이 돼버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이날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은 33조원을 넘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1일)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캐터필라 등 주요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경기후퇴 우려를 자극하고 리세션에 따른 소비 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증시가 급락하자 외환시장은 치솟았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매수주문이 폭주하며 장초반 1400원 가까이 급등하는 등 불안한 등락을 펼친 끝에 전일대비 42.9원 급등한 1363.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119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일본증시가 수출주를 중심으로 급락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연중 최저점을 하회하자 투매가 속출, 장중 한때 1100선을 하회하기도 했습니다. 대거 출회된 주가연계증권(ELS) 매도물량과 아르헨티나 디폴트설은 이날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오후 2시 선물이 급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장 막판 연기금의 지원으로 40포인트 가량 낙폭을 만회한 지수는 전일대비 61.51p(5.14%) 내린 1134.59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3563억원 순매도로 6거래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갔고, 개인이 3357억원 순매수로 맞섰습니다. 연기금(1821억원 순매수)이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투신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날 기관은 4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KSP200 선물시장에서 기관은 증권(-6843계약)을 중심으로 8701계약 매도우위를 나타냈고, 미결제약정은 3284계약 순증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 매수(+1420억원)와 차익거래 매도(-955억원)가 충돌, 465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경기후퇴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아시아증시들이 동반 폭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6.79% 급락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3.20%), 항셍(-5.15%), 싱가포르(-4.89%), 가권(-1.62%)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경기침체 직격탄 산업재 급락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실물경제 침체 영향을 크게 받는 운수장비(-10.47%)와 철강금속(-8.04%), 건설(-8.04%)업종의 하락이 깊었습니다.

환헤지 평가손실 관련 회계처리 방식 변경 허용으로 조선주들이 자본잠식 걱정을 덜었지만 호재가 업황 하강 우려에 묻히는 모습이었습니다.

현대중공업(-12.42%)과 삼성중공업(-10.45%) 등의 조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고, 현대차(-14.21%), 기아차(-12.39%) 등의 자동차들도 패닉에 휩쓸렸습니다.

신저가 종목이 속출한 가운데 하이닉스, 동부화재, 한국가스공사, LG상사, CJ제일제당, 동아제약 등의 대형주들까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됐던 업종대표주들은 과도한 하락으로 발행증권사들의 ELS 원금보장 의무가 사라지면서 매물들이 집중돼 개별주 못지않은 급락세를 연출했습니다. 장 막판 낙폭이 줄어들었으나 대부분의 대형주들은 장중 1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내린 종목은 758개로 상승종목수(82)를 압도했습니다.

샌디스크 인수제의를 철회한 삼성전자가 2.12% 내린 것을 필두로 POSCO(-7.79%), 신한지주(-2.07%), LG전자(-5.73%)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한편 KT&G(0.46%), 농심(0.52%), SK텔레콤, LG생활건강(이상 보합) 등의 경기방어주들은 이날도 선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SK브로드밴드(3.49%), YTN(2.88%), 셀트리온(1.37%) 등 경기침체에 비교적 둔감한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하락종목수는 848개에 달했고 이중 60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바닥난 인내심..이머징마켓 불안(신용위기 재현 가능성)

사실 새로운 악재가 부각된 것은 아니었음에도 시장은 소소한 악재들이 중첩되자 쉽게 공포에 사로잡히는 모습이었습니다.

뉴욕증시가 이날 급락의 단초가 됐지만 S&P500지수는 하락추세선 저항을 돌파하지 못해 밀려버린, 충분히 예견된 조정이었고 조정폭도 전일 화이트 마루보즈 캔들내에 머물정도로 작았습니다.

꾸준히 저점을 높여가며 방향성을 모색하는 기존의 트렌드를 벗어나지 않는 범주내의 조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 초반만해도 크게 위축되지 않는 듯했던 코스피시장은 직전 저점이 무너지며 바닥을 알 수 없게되자 다시 심리적 공황상태에 접어들었고, ELS물량 등 각종 손절매물과 투매성 매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순식간에 하락폭이 100 포인트를 넘어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환손실 규모가 커지는) 외국인들의 매도심리를 자극한 것도 변동성 확대에 한몫을 했습니다.

조정기간이 지루할 정도로 길어지는 가운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바닥에 투자자들이 지칠대로 지치고 이렇다할 반등조차 없이 반복되는 패닉에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인 수급 여건과 취약해진 심리, 연중 최저점 부근에 불안하게 위치해 있던 기술적 요인들이 맞물려 국내증시의 하락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을뿐 글로벌증시의 방향성은 뉴욕증시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이날 국내증시의 급락이 추가 하락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전일 美증시를 견인했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발 뒤로 물러서고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발표와 함께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감이 머리를 드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뉴욕증시의 투자심리가 새로운 하락을 우려할 정도로 꺾였다고 보기는 아직 어려운 상태입니다. 삼각수렴 패턴이 충족되는 이상 뉴욕증시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국내증시의 변동성입니다. "美증시가 기침하면 국내증시는 몸살을 앓는다"는 것을 이날 투자자들은 실감나게 경험했습니다.

당분간은 불리한 수급구도와 기술적 여건으로 인해 국내증시가 뉴욕증시에 비해 높은 변동성을 동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증시가 바닥을 벗어나 뚜렷한 추세전환 징후를 보여주기까지는 '어렵고 적게 오르고 쉽게 많이 빠지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이머징마켓 리스크 부각과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 강세,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머징 마켓 자금이탈 가속화) 가능성입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타며 글로벌 증시의 반등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진정되는 듯했던 금융위기가 '아르헨티나 디폴트설'과 함께 수면위로 올라올 태세입니다.

이로인해 이날 달러대비 엔화가치는 급등했습니다. 상기 차트는 1달러당 엔화가치를 나타낸 것이므로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엔화가치가 크게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이날 일본증시의 낙폭이 컸던 것은 엔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부터 뚜렷한 하락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이 앞으로도 약세를 이어간다면 신용위기 재부상과 함께 다시 패닉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엔/달러 동향을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제거될때까지 일정수준 현금비중을 유지할 필요는 있으나, 패닉국면에서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둔 매도의 실익은 크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경기침체에 민감한 산업재 비중을 줄이되, 낙폭이 과대한 우량주들은 긴 안목에서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다시 저가에 재진입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볼 수 있지만 실제 저점 재매수를 실행에 옮겨 이득을 보기란 경험상 쉽지 않습니다.

모두들 힘든 장입니다만 우량주를 보유하고 계신 투자자라면 멀리보고 좀더 인내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 판단됩니다. 다만, 스스로의 심리를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일정수준 현금비중은 반드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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