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産銀, 놓친 고기가 커보였나?

입력 2008-10-21 14:38 수정 2008-10-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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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행장 “대우조선 매각 유찰시 포스코 재입찰 가능” 발언 논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장.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본입찰이 유찰돼 재입찰이 실시되면, 법률적으로 포스코가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의 이 날 발언으로 대우조선 매각작업이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특히 매각 주간사의 대표가 법적 문제를 거론하면서 유찰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한 점이 혹시 포스코를 끌어들이기 위해 유찰을 시킬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후보로 포스코가 거론될 때부터 산업은행에게 포스코는 가장 매력적인 인수후보였다”고 말했다.

기업을 매각하는 입장에서 후한 값을 쳐주는 인수후보라면 마다 할 리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으며, 지난 9일 포스코와 GS가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대우조선 매각 대세는 ‘포스코-GS 컨소시엄’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 구성을 선언한지 4일 후인 13일,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자마자 GS는 양측의 가격입장차이 때문에 컨소시엄에서 빠진다는 발표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후 포스코의 대우조선 매각 본입찰 자격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산은은 3일간의 법적 검토와 장고 끝에 입찰과정의 공정성을 이유로 들면서 포스코의 입찰자격을 불허한다는 공식입장을 16일 발표했다.

당시 산은의 결정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실리’보다는 ‘명분’을 선택했다는 논조의 기사를 쏟아냈다. 결국 포스코를 입찰에 참여시키면 대우조선 매각의 흥행성 측면이나 입찰가격 등에서 산은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현대중공업, 한화그룹 등 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엄정하고 객관적인 심사가 이뤄져야 할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매각 주간사의 대표인 행장이 ‘유찰’, ‘법적 문제없다’ 등의 발언은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매각 주간사 입장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가 이뤄지는 와중에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놓친 고기가 커보이기 때문’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민 행장의 이 날 발언은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국감 현장에서 정무위원의 질문에 대해 충실하게 답변한 것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우조선 매각 문제는 산업계 최고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매각을 진행해야 할 주간사의 대표가 국회의원의 질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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