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통화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넘기기 위해 기업을 중심으로 현금을 쟁여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 증가율은 역대최대치를 경신했고, 현금인 본원통화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풀려, 돈의 유통속도를 의미하는 통화승수는 역대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https://img.etoday.co.kr/pto_db/2020/05/600/20200513114153_1459471_868_355.jpg)
본원통화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화폐발행 독점권을 통해 공급한 통화로 화폐발행액과 예금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M1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함하며, M2는 M1에 머니마켓펀드(MMF)와 2년 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함한다. M2까지는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어 통상 현금성 통화로 불린다.
상품별로 보면 현금통화는 3.0% 늘어 2009년 7월(5.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요구불예금도 4.7% 급증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2.6% 증가해 2009년 4월(2.9%)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MMF는 12.8% 급감했다. 이는 2018년 12월(-13.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https://img.etoday.co.kr/pto_db/2020/05/600/20200513114207_1459472_866_356.jpg)
돈이 시중에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전월 15.83배에서 15.25배로 급감했다. 이는 두 달 만에 역대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한편,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보면 M1은 14.6% 증가해 2016년 6월(15.9%) 이후, M2는 8.4% 늘어 2015년 10월(8.8%) 이후 각각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금융기관유동성(Lf)은 8.3%, 광의유동성(L)은 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방중권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업을 중심으로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에 자금을 많이 유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회사채 등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유동성 확보에 나선 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금융 지원도 영향을 미쳤다”며 “본원통화도 많이 풀려 통화승수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