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영권 승계 없다” 선언한 이재용, 진심 담긴 소회와 삼성 미래도 밝혀

입력 2020-05-06 16:47 수정 2020-05-0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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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털어내고, 향후 신사업 발굴·인재 등용·사회적 책임 등 기업 본연 역할 충실히 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표하는 대국민 사과문에는 포괄적이고 원론적 수준의 내용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6일 이 부회장은 직접 나서 과거에 대한 사과, 현재의 과제, 미래 경영권에 대한 논란 가능성 차단까지를 모두 포괄하며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삼성전자가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공을 임직원과 국민에게 넘기고, 자신은 아직 부족하다며 낮췄다.

먼저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고 직접 재판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경영권 승계 문제 논란을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가져온 제 소회를 말씀드리고 싶다”며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다”며 “그래서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이 현재 처한 어려움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다”며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 최고경영자 자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직접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다음 경영권은 자녀들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 왔다”며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솔직한 생각도 털어놨다.

무노조 경영과 관련해서도 확실한 변화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준법 의지도 밝혔다. 그는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 극복 과정에서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며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됐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와 준법, 경영권 승계에 관한 과거 문제를 솔직히 사과하고 앞으로는 더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며 “앞으로 삼성은 신사업 발굴과 인재 등용, 사회적 책임 등 기업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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