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돌입한 가운데 두산건설이 올해 말 두산 분당센터 입주를 앞두고 논현동 사옥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과 하나대체자산운용(이하 하나대체운용)은 논현동 사옥의 매각 주관사로 존스랑라살(JLL)과 에비슨영코리아를 선정해 잠재적 원매자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현재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은 하나대체운용이 81%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두산 계열사 오리콤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전의 대상은 하나대투운용이 가진 81%의 지분이다.
두산건설은 2013년 하나대투운용에 논현동 사옥의 81% 지분을 넘기고 해당 건물을 2028년까지 15년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형태로 건물을 사용하기로 했다. 당시 지분 매각가는 약 1400억 원이었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 일산 위브더제니스 관련 부채 상환의 여파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신 매각 6년 차인 올해부터는 두산건설이 해당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이번 매각이 두산건설의 소유 지분의 매각은 아니지만, 논현동 사옥 매각 작업 순항 여부가 두산건설의 재무 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번에 사옥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두산건설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사실상 없지만, 책임임차(마스터리스)가 가능한 투자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두산건설 주머니에서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새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세일앤리스백 계약형태로 책임 임차하기로 한 기간은 2028년까지다. 문제는 두산건설을 포함한 두산그룹 7개 계열사가 올해 말까지 두산 분당센터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이 사옥을 매각한지 2년 뒤인 2015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신사옥 건립 허가를 받으면서 전 계열사가 입주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게 됐고, 해당 건물 역시 세일앤리스백 형태로 입주를 앞둔 상황이다.
즉 두산건설의 책임임차 계약을 대체할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약속된 2028년까지 사용하지도 않는 건물 임대료로 매년 100억 원가량을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사옥 매각 입찰 과정에서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두산건설이 임대차 계약을 대체할 수 있는 매수자를 내세워 콜옵션을 행사, 논현동 사옥을 매입해 재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재무 사정을 감안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로써는 두산건설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이번 달 중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두산건설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매각 가능성에 관해서는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