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 급감…실물경기 침체 이미 진행

입력 2008-10-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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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총재 “밝은 신호가 안 보인다”

실물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發 금융위기 여파가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에 이어 가정 경제 깊숙이 침투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가는 급등하는데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서민 씀씀이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얇아진 지갑 때문에 서민층을 중심으로 덜 먹고, 안 입는 소비경향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서민ㆍ중산층이 주 고객인 대형마트 3社의 9월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는데, 패션과 식품분야가 매출 하락을 주도했다.

국제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실물 경제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지난 9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2%, 5.0%, 5.5%씩 감소했다. 특히 서민들은 의류와 식비를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의류의 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와 12.6% 줄었고, 롯데마트 역시 신선식품(-8.3%), 의류(-7.6%), 생활ㆍ문화용품(-5.8%) 부문 매출 감소가 특히 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의류와 식비 위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 속에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중상류층이 주고객층인 백화점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8월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각각 3%, 4%에 그쳐 올 들어 가장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백화점 이용고객도 씀씀이를 줄이면서, 가을정기 세일 마감을 눈앞에 둔 백화점업계은 막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백화점들은 '티셔츠 1만원에 균일가 판매' 등 초저가 특가세일을 펼치는가 하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손님 발길을 끌기 위해 노력중이다.

백화점ㆍ대형마트ㆍ기타종합소매점ㆍ편의점ㆍ슈퍼마켓ㆍ무점포판매ㆍ전문상품소매점 등 소매점 전체 매출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매판매액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 요인을 감안하면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여 소비가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8월 소매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20조23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불변금액 판매액은 18조3천711억원으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불변기준 소매판매액은 지난 6월 -1.0%에서 7월(3.9%)에는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8월(1.5%)에는 증가폭이 다시 둔화했다.

한편 지난 9일 환율폭등과 물가상승, 경기침체 등 우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개최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인하냐 동결이냐를 놓고 평소보다 두 배나 긴 격론 끝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위원회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밝은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수가 상당 기간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지난 7월 예상했던 것보다 4분기나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 같다”며, “경제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지는, 소위 잠재능력(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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