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인터뷰]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 “실업 ‘쓰나미’가 몰려온다…전직 지원 제도 정비 시급”

입력 2020-04-13 06:00 수정 2020-04-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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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컨설팅 전문가인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는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세대 구분 없는 전직 지원 서비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취업컨설팅 전문가인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는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세대 구분 없는 전직 지원 서비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업 ‘쓰나미’가 예상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세대 구분 없는 전직 지원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전직 지원 서비스 마련이 시급하다.”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이직·전직 시장의 전문가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퇴직·실직 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재취업지원서비스 현장 중심으로 개정해야=다행히 전직 지원 서비스 관련 제도는 마련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고령자고용법을 개정, 이직 예정인 노동자에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직원이 1000명 이상인 기업은 50세 이상 노동자가 정년·희망퇴직 등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는 경우 직전 3년 이내에 직업훈련, 진로 상담 이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장 대표는 전직 지원 제도가 절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퇴직자뿐만 아니라,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 그는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에 더해 남아 있는 인재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전직 지원 제도는 필수적”이라며 “제도의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홍보할 필요가 있고, 이런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도입이다. 시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무방비 상태인 데다 제도적 허점도 상당하다. 장 대표가 지적하는 허점은 먼저 50세 이상이라는 연령제한 부분이다. 1000인 이상 기업이 대상인데, 이는 대부분 대기업이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만 50세 이상까지 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최근엔 40대가 회사에서 퇴출돼 노동시장에 나온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장 대표는 “사용자 입장이 아닌 노동시장에 나온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 서비스를 제공받을 대상이 1%가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게 변화한 상황인 만큼 제도도 그 자체로 변해야 할 것 같다”며 “실제 현장에서 퇴직을 앞둔 사람들을 조사해본 결과 ‘이직·전직 서비스를 언제 받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은 ‘필요할 때’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 대표는 “적어도 사업장 인원 제한이나 나이, 대상에 대한 제한은 없어야한다”며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기업이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나이나 대상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짚었다. 그는 40대 취업자와 50대 취업자 수가 비슷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40대에게도 실직·퇴직에 대한 압박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혜택이 제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40대 취업자가 666만 명, 50대 취업자는 479만 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올해 2월에는 40대 643만 명, 50대 636만 명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그는 직장인들에도 직업관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산업구조가 그렇잖아도 변화하고 있고, 코로나19까지 덮친 만큼 퇴직이나 실직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장 대표는 기존에 본인이 재직했던 산업이 아닌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새로운 산업으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릴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앞서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온 만큼, 장 대표는 당장 신규 채용을 앞둔 청년들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올 하반기는 정말 어려울 수 있으니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며 “기업과 직종을 한정하지 않고,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시야를 넓히는 ‘플랜 B’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가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가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0·30대 은퇴 운동선수 위한 제도적 보완 마련 시급=특히 장 대표는 남들보다 빠른 20·30대에 ‘은퇴’란 단어를 떠올리는 운동선수들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주문한다. 그는 “우리나라 체육계는 운동선수가 선수 생활과 자기계발을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은퇴한 운동선수 대부분이 지도자를 꿈꾸지만 그 문이 너무 좁다”며 “오죽하면 국제대회 금메달리스트가 ‘방과후 학교의 교사가 되는 게 메달 따는 것보다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 해 동안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인원은 1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누적 11만 명 규모로 정확한 데이터조차 없다. 선수로서의 삶은 짧지만 새로운 삶의 기반은 부족해 사회 취약계층으로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품은 그는 2018년부터 대한체육회에서 은퇴선수 진로지원센터장을 맡아 은퇴한 운동선수들의 진로를 책임지고 있다. 장 대표는 이들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 신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을 통해 사회 속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체육회 소속 선수들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중 70%가 취업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며 “중소기업 취업은 어떻냐는 물음에 ‘그런 길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된다면 가고 싶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루오션’인 스포츠 산업에서 은퇴 선수들은 엄청난 인재”라며 “스포츠마케팅부터 바이오·헬스 분야까지 적응만 된다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다만 “준비 기간이 일반 청년에 비해 좀 걸릴 수 있는 만큼 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나 고용노동부에 이들 관련 서비스가 전무하고, 지금 정책상 은퇴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지 않아 이들을 위한 별도의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 떠나 창업…한국식 전직 서비스 최고 기업으로=장 대표는 안정적인 대학을 떠나 이달 초 ‘커리어파트너’를 통해 ‘아웃플레이스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퇴직 대상자들의 재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전문 기관을 통해 이뤄지며, 미국, 유럽 등에선 보편화돼 있다. 최근 법안 개정 등으로 아웃플레이스먼트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정작 국내에 이미 있다는 전문 기관의 성과는 낮은 상황이다. 미국식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면서 실제 현장과 괴리가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데다 사회적 요구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그동안 관련 사업이 많이 크진 못했다”며 “정부가 앞장서 지원에 나선 만큼 성장할 기회가 있지만 시장에는 축적된 데이터도 많지 않고 많은 준비가 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커리어파트너의 목표는 ‘착한 기업’이다. 그동안 사회가 해고자에게 정서적·제도적 지원을 미뤘기 때문에 치러야 했던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각자 맞는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단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한국식 전직 지원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할 계획이다.

철저히 고객의 필요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고, 교육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또 은퇴한 운동선수들에 대한 서비스 모델도 개발해 이들의 새로운 삶도 모색할 방침이다.

청년들을 위한 비대면 취업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장 대표는 “면접 등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시장이 너무 고비용인 만큼 저비용으로,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3040’ 세대를 위한 미래 산업 교육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그는 “이들 세대는 향후 자기 경쟁력을 높이는 데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컨설팅을 통해 코딩이나 드론 등 미래 산업 교육을 맞춤형으로 설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가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가 10일 서울 구로구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는.

-숭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인사·조직 전공)

-(現) 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대한체육회 은퇴선수진로지원센터 센터장

-대한체육회 고용·능력개발위원회 부위원장

-(現)한국중소기업학회 이사/ (現)한국기업경영학회 상임이사

-중소기업중앙회 서울 일자리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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