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류 대신 스팸ㆍ승용차 대신 스쿠터 소비

입력 2008-10-08 17:12 수정 2008-10-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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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얇아진 美 소비자, 절약상품 구매 늘어나

금융위기 후 미국인들은 육류 대신 스팸을, 승용차 대신 스쿠터를, 네일살롱에 가는 대신 손톱손질 도구를 산다. 백화점 매출이 감소한 반면, 대형할인매장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고, 저렴하게 대량 구입한 식품 때문에 냉동고가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KOTRA의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 뜨는 상품’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웰빙보다는 가격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대체재를 고려한 절약상품 위주의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지갑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이 더 싼 제품을 찾고자 하는 ‘Trade Down'이 대세를 이루고,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월마트,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의 매출이 늘고 있다. 아울러 패밀리 달러(Family Dollar), 99 센트 온리(99 Cent Only), 달러 트리(Dollar Tree)와 같은 달러 스토어의 매출도 신장세다.

반면, 백화점은 매출액이 줄었다. 8월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매출이 각각 9%, 3% 증가한데 반해 노드스트롬(Nordstrom), 제이씨 페니(JCPenney)와 같은 백화점의 매출은 각각 8%, 5% 감소했다.

대형 할인매장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사 브랜드를 부착한 스토어 브랜드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월마트의 자사 스토어 브랜드 제품 매출은 40% 증가했다. 또한 대량으로 구입한 제품을 냉동 보관하기 위해 냉동고가 덩달아 판매량이 늘면서, 올 상반기에 일반 가전제품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8% 이상 줄어든 반면 냉동고 판매량은 7%나 증가했다.

한편, 조금이라도 더 싼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절약 노하우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인 세이빙 넛(www.savingnut.com)의 경우, 최근 들어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0% 증가했다. 이 사이트는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각종 할인쿠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근거리 직장인을 대상으로 스쿠터와 전기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올해 8월까지 이태리 업체 피아지오의 미국 내 스쿠터 판매실적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아마존닷컴이 7월에 판매한 전기자전거 매출액은 작년보다 60배나 늘었다.

식료품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동안 외면 받던 스팸은 올해 들어 두 자리 숫자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값비싼 육류의 대체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샌드위치 재료였던 칠면조의 자리를 땅콩버터가 대신하면서 땅콩버터 매출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미국 소비자들이 손톱을 손질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방문하던 네일 살롱 방문횟수를 줄이면서 관련 업계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직접 손톱을 손질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면서 가정용 손톱손질 도구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제품을 살 수 없어 쌓인 욕구 불만을 해소하게 하는 대체 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달러 안팎에 불과한 사탕이나 립스틱과 같은 필 굿 팩터(Feel good factor)가 있는 스몰 럭셔리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에스티 로더의 회장인 레오나르도 로더는 경제 위기 때마다 립스틱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현상을 두고 '립스틱 이론'이라고 표현했으며, 실제로 9.11 사태 이후 립스틱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부엌 리노베이션이나 지붕 개조공사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반면,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싱크대나 수도꼭지 등에 대한 대체 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구미팀 김준규 과장은 “현재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집값 하락과 카드 사용한도 제한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웰빙보다는 가격 중심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들이 미국인들의 구매패턴 변화를 고려해서 대체상품을 개발하는 등 미국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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