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는 정부ㆍ기업ㆍ시민사회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겠다.”
이은경 UNGC 한국협회 실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공헌을 넘어서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의 생존 전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UNGC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UNGC의 10대 원칙을 기업이 경영전략에 내재화하도록 권장하는 세계 최대의 자발적 기업 시민 이니셔티브다. 162개국 1만4000여 개 기업 및 회원이 참여하며 한국협회는 국내 260여 개 기업과 기관이 함께 한다.
13년간 근무하며 UNGC 실무를 총괄하는 이은경 실장은 젠더, 기후변화, 반부패를 올해 핵심 프로젝트로 소개했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도 UNGC의 핵심 가치에 주목하면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Target Gender Equality(TGE)를 기획해 정부, 기업 등과 협업하면서 기업의 여성 이슈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런칭을 앞두고 있다”며 “다양성 관점에서 기업의 성 평등 문화 내재화와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UNGC의 핵심가치인 기후변화 대응은 오늘날 비즈니스 생존 문제가 됐다. 금융안정위원회는 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대책반(TCFD)을 통해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진에게도 기후 변화 위험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밝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실장은 “시장에선 금융안정위원회가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위임을 받았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권고 이상의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해석한다”며 “이런 흐름에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동향 분석 및 국제 활동 참여 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세계 시장이 급변하면서 달라진 투자 운용가치에도 주목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알려진 블랙록은 자사 ETF상품의 ESG 공시를 강화해 UNGC의 10대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기업 비중을 공개하는 등 사회적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반부패 법제화가 강화되고 있으며 ESG 투자에도 중점 관리사항으로 포함되는 추세”라며 “이는 글로벌 투자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시그널로 우리 연기금과 투자자도 기업 반부패 이슈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는 기존 인식을 깬 새로운 기업의 정의가 주목받았다. BRT는 ‘이윤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존 기업의 존재 설정에서 벗어나 소비자, 근로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근본적 책무를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실장은 “우리나라도 경제 규모에 맞게 사회구성원이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때”라며 “정부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은 내재화하는 등 사회 움직임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UNGC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