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는 이베이 인수를 제안했으며 그 규모는 300억 달러(약 35조5200억 원)를 넘을 전망이라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ICE는 과거에도 이베이에 인수를 타진한 적이 있으며 최근 다시 접근했다.
양사는 아직 정식으로 인수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아 이베이가 제안에 동의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인수가 성사되면 이베이 시가총액이 현재 280억 달러 이상이고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인수·합병(M&A)이 될 것은 확실하고 WSJ는 강조했다.
ICE는 이베이의 핵심 사업인 마켓플레이스 사업 인수에 관심이 있지만 이베이가 매각을 고려하는 광고(Classified Ad) 부문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광고 부문도 매각하게 되면 그 규모가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금융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ICE가 이베이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WSJ는 전자제품에서 골동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취급하면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이베이의 기술적 식견을 ICE가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 제안 소식에 양사 주가 명암이 엇갈렸다. 재정적 부담에 대한 우려로 ICE 주가는 이날 7.45% 급락했지만 이베이는 8.78% 폭등했다.
이베이는 전자상거래의 개척자였지만 이후 아마존닷컴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베이는 온라인 경매로 명성을 얻었지만 현재 이 분야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유행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려했던 닷컴 시대의 영광이 퇴색한 가운데 이베이는 2015년 결제 플랫폼 페이팔을 분사하고 나서 칼 아이칸을 포함해 여러 행동주의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약 1년 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스타보드밸류는 이베이 측에 온라인 티켓 판매 서비스 스텁허브(StubHub)와 광고사업 분사를 요구했다. 이베이는 이후 이들 행동주의 펀드에 이사회 의석 일부를 할당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해 말 스텁허브를 스위스 제네바 소재 비아고고엔터테인먼트에 40억50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베이 경영진 내부의 혼란도 있다. 데빈 웨닉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와의 충돌로 지난해 9월 회사를 떠난 이후 새 CEO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인수 기업들에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진다고 WSJ는 부연 설명했다.
NYSE 운영으로 잘 알려진 ICE는 전 세계 증권과 선물 거래소를 잇따라 사들여 거래소 제국을 구축했다. ICE는 지난 2001년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를, 2018년에는 시카고증권거래소를 각각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