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진 한진 남매의 난, 키워드는 '전자투표제·국민연금'

입력 2020-02-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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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투데이DB)
(자료=이투데이DB)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연합군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전면전에 나서면서 내달 열릴 주총이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양 측이 한표라도 더 얻기위해 전자투표제 등을 고민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최근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했다.

이 경우 이들의 지분율은 32.06%로 늘어난다. 이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제외하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은 정석인하학원·정석물류재단·일우재단 등의 지분 3.38%를 영향권에 두고 있다. 여기에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이 조 회장 편을 들어주고 계열사 임원, 친족 지분 0.77%까지 포함할 경우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2.45%가 된다. 여기에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 10.00%와 카카오 지분 1%를 더해도 33.45%에 그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대로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지분 다툼을 벌일 경우 현재로서는 조 회장 쪽이 불리하다. 조 회장의 경우 아직 조 전무와 이 고문이 명확히 의견을 내놓은 적 없고 2대 주주인 델타항공 역시 우호지분으로 분류되지만 어느 쪽에 설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때문에 조 회장이 조금이라도 소액주주들을 끌어오기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자투표제는 실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예탁결제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이 제도는 이사회에서 결의만 하면 시행 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의 경우 KCGI가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올 해는 한진그룹에서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30%가 넘는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늘리는 것이 조 회장 연임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자신이 경영권을 잡은 지난 해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했고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릴 것을 시사하면서 소액주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중국 우한 교민을 태우러 가는 전세기에 탑승한 것 역시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연금(4.11%)과 카카오(1%)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쥐고 있는 지분이 많지 않지만 양측이 팽팽한 양상을 보일수록 최종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캐스팅보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최근 대한항공과 사업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조 회장의 손을 잡아줄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지난 해 3월 진행된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전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이 부결됐는데 당시 11.56%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국민연금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국내 및 해외)들은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자문기관들의 역할 부각 될 전망”이라며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라 KCGI나 소액주주들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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