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이브리드카 타보니…

입력 2008-09-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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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이 2천원을 돌파하던 지난 7월부터 대중교통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올 초부터 유가 상승이 심상치 않았으나 소비자들이 피부로 절감하게 된 시점은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사실 과거에는 기름값을 비롯해 유지비를 절약하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차가 많았다. 2000년대 초부터는 LPG차 붐이 일었었고,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싼 경유 가격 덕에 디젤 SUV가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딱히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엇비슷해지면서 디젤 SUV들은 판매가 곤두박질쳤고 LPG 가격조차 1천원을 넘어서 메리트가 예전만 못하다.

이럴 때 한번 눈을 돌려볼만한 모델이 바로 하이브리드카다. 아직 국산차 중에 일반인에게 시판되는 모델은 없지만, 수입차 중에는 몇 종류가 팔리고 있다. 그 가운데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GS450h를 타볼 기회가 생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1300cc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를 병렬로 조합한 차다. 배기량이 작은 만큼 공인연비가 23.2km/ℓ로 썩 괜찮은 수준이다. 토요타가 채택한 직·병렬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무게가 가벼운 이점이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공인연비를 내기는 힘들었다. 올림픽대로 같은 간선도로 비중을 높였을 때 약 17km/ℓ의 연비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는 평균 11~12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작은 배기량은 역시 출력에 아쉬움을 줬다. 최고출력 94마력의 시빅 하이브리드는 일상 주행에서 별 문제가 없지만 급가속 때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궁합을 맞춘 무단변속기가 부드러운 변속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이들은 시빅 2.0을 선택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타이어는 195/65R 15의 평범한 사이즈. 215/45R 17 사이즈 타이어를 끼운 시빅 2.0에 비하면 초라해 보일 수 있겠지만 연비를 위한 선택이니 꼬집을 만한 부분은 아니다.

렉서스 GS450h는 ‘HYBRID’라는 레터링만 없으면 외부에서는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시빅 하이브리드가 작은 타이어를 쓰는 등 조금 검소한 외모인 반면에, GS450h는 GS460과 별 차이가 없다.

GS450h는 처음 탄다면 미리 알아둘 것이 있다. 시동을 걸어도 계기판을 보지 않는다면 전혀 눈치를 챌 수 없다는 사실. 렉서스 하이브리드차들의 특징인 정숙성을 극대화한 설계인데, 처음에는 전원만 들어오고, 차가 움직일 때 비로소 ‘부르릉’ 하고 엔진시동이 걸리게 된다.

GS450이 나오기 전에는 GS350과 GS460 두 가지가 출시되고 있었는데, 두 모델은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어 어느 한쪽을 고르기가 매우 어렵다. 즉 GS350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경제적이기는 하나 가속력이 조금 아쉽고, GS460은 풍부한 토크 감각을 뿜어내지만 빠르게 떨어지는 연료계가 부담스러웠던 것.

GS450h는 바로 이런 고민을 모두 해결해주는 모델이다. 가속 때 전기모터가 구동력에 더해지며 연료소모에 대한 불안감 없이 파워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중저속 때의 가속감은 배기량이 더 큰 GS460보다 오히려 더 나은 느낌이다. 엔진+모터를 합친 시스템 출력은 344마력으로 충분하며, 정지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스포츠카 수준인 5.6초다.

GS450h의 공인 연비는 12.7km/ℓ로, 동급 경쟁모델보다 훨씬 뛰어날뿐더러 아래급인 IS250(11.4km/ℓ)보다도 뛰어나다. 물론 시내주행의 비중을 높이면 실제 주행연비는 10km/ℓ도 나오기 힘들지만, 정속주행 비중을 높이면 공연연비를 능가하는 수치도 나온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시빅의 다른 모델들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출력이 떨어져 연비 외에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반면에 렉서스 GS450h는 가뿐한 몸놀림과 함께 높은 경제성을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GS460(8130만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라면 300만원 더 주고 GS450h를 고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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