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요 초과로 공모증자 접수를 마감합니다.” 지난 19일 오후 알리바바 주식 상장 주간사를 맡고 있는 중국국제금융(CICC)을 비롯한 투자은행들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주식 판매를 앞당겨 마쳤다. 유럽, 북미도 앞당겨 종료했다. 5억 주에 달하는 대형 상장임에도 개인으로부터의 구입 희망은 공모액의 40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결정된 공모가는 176홍콩달러로 전날 뉴욕시장 종가(185.25달러)에 대한 할인율은 3% 미만이었다. 당초는 5% 전후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여졌지만, 왕성한 수요가 가격면으로도 입증됐다.
IPO(기업공개)를 통한 조달액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테크놀로지의 81억 달러를 웃돈다. 연간으로도 12월에 상장을 앞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256 억 달러) 다음으로 큰 규모다.
홍콩시장으로서는 연중 IPO에 의한 조달액이 미국 나스닥 등을 넘어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 중요한 시기에 접어 들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 역시 알리바바의 상장 성공으로 홍콩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입지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알리바바의 회귀로 더 많은 해외 상장 기업이 홍콩에서의 중복 상장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중국은 작년 봄 해외 기업의 본토 상장을 촉진, 검색 업체인 바이두가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당시는 본토 증시 급락으로 무산됐지만, 자본 시장 측면에서도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체제 구축은 불가피하다. 올해 9월 말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뿐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JD닷컴 등 유력 기업 대부분이 미국에만 상장하는 사태를 해소하고 싶은 것이 시진핑 지도부의 속내다.
알리바바의 홍콩 중복 상장 후 초점은 가격 변동으로 옮겨간다. 전문가들은 상장 이후 알리바바 주식은 미중 관계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종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