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4년 숙원 '제2롯데월드' 새 암초에 곤혹

입력 2008-09-03 07:57 수정 2008-09-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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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금품수수 로비연루의혹 뒷말 무성

군사시설 보호로 인한 고도 문제로 건립 지연을 겪다가 최근 저층부 상가부분부터 착공에 들어간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14년 숙원사업인 '제2 롯데월드'건립이 또다른 암초를 만났다.

제2롯데월드 신축이 정관계 금품수수와 로비 연루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뒷말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경찰은‘제2롯데월드’ 건립과 관련 시행사 임원과 자문변호사가 하청업체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중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신축허가를 받아공사 하청을 주겠다며 건설업체에서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롯데물산 김모 이사와 강모 자문변호사를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 6월 건설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자금을 지원해주면 국회의원 등에게 로비해 제2롯데월드 건립공사 허가를 받고 흙막이 공사 하청을 주겠다"며 업체 2곳에서 3억원씩 총 6억원을 로비자금 명목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건설업체로부터 강 변호사가 구체적인 로비대상을 언급했다는 진술을 확보, 해당 인물이 실제 금품을 받고 로비에 동조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강 변호사는 경찰에서 건설업체들로부터 현금과 수표로 6억원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정치권 등에 로비한 사실은 없고 받은 돈은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이 돈 가운데 일부가 당시 현직이었던 전직 국회의원 계좌로도 흘러 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제2롯데월드 건립을 두고 정치권 등에 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이번 로비의혹과 관련 경찰수사 진행과정을 예의 주시하며, 내부적으로 개인비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실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나 사업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주시하는 모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건에 연루된 김모 이사와 강모 변호사는 제2롯데월드 신축사업과는 연관이 없으며 그룹차원에서 로비를 진행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간 롯데그룹은 서울 잠실에 112층짜리 제2 롯데월드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항공기의 비행안전을 우려하는 국방부와 공군의 반대로 십수년 동안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 정부에서 번번히 추진이 불허돼 온 지상 112층 건물을 포함하는 제 2롯데 월드 건설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새 정부 들어와 일정부분 탄력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비행 안전 문제로 초고층 빌딩 건립에 반대하는 국방부와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빌딩 개발 착수 시기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롯데는 지난 6월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빼고 저층부 9개동 상가 건물부터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방부와 군은 롯데 측의 건축 안대로 국내 최고층인 112층(555m) 건물이 잠실에 건립되면 인근 서울공항으로 이착륙하는 각종 항공기의 비행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따라서 서울시와 롯데 측에게는 203m 이상의 건물 신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정부의 마지막 공식 입장 역시 지난해 7월 군의 입장을 수용, 555m 높이 건물의 신축을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제2 롯데월드 허용불가가 대세였다.

하지만 이러한 완강했던 기존 입장들이 새정부 들어서는 슬그머니 바뀌어 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롯데월드 신축을 위한 규제완화에 관한 입장을 표명해 긴 겨울잠 속에 빠져 있던 이 사안에 대해 불을 다시 지폈다.

같은 달 서울시는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사업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112층은 제외하고 송파구 신천동 29 일대 8만7182.80㎡에 지하 5층, 지상 5∼11층, 연면적 42만459.72㎡ 규모 9개동 건립을 승인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국방부와 군도 112층 건립을 허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국방부, 그리고 공군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할 사안'이라는 데에만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는 별도로 당사자인 롯데 상황이 회사 측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정부와 공군, 서울시 등과 긴밀한 협의를 갖고 설득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초고층 제2롯데월드는 건립될 경우 건설비 1조7000억, 2만3000개의 일자리 창출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도 견지해 왔다.

롯데는 롯데물산,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 3개사를 건축사로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아 그룹 주요 관련 계열사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뜻하지 않는 관계자들의 금품수수 사건이라는 암초를 만나 제2롯데월드 건립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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