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대공세'가 시작된다

입력 2008-08-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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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의 ‘한반도 대공습’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실적을 보면 일본차의 영향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일본차는 모두 1만1546대가 판매되어 전체 수입차 판매의 34.5%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거의 모든 브랜드가 호조를 보였으나 특히 일본차의 시장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다. 유럽차는 1만8047대가 팔려 여전히 가장 비중이 높았으나, 점유율은 56%에서 54%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일본차는 증가율 37%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33.1%에서 34.5%로 높아졌다.

일본 업체 중 가장 돋보이는 메이커는 1위를 차지한 혼다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점유율 19.1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14.16%에서 무려 77%나 늘어난 것이다.

렉서스는 점유율이 13.91%에서 10.1%로 줄어들었으나 판매대수 감소는 크지 않았다. 전체 8위를 차지한 인피니티는 지난해 4.99%에서 5.32%로 점유율을 올렸다.

이들 3개 일본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34.53%에 이른다. 거리에 다니는 수입차 10대 중 3대는 일본차라는 얘기다.

일본차의 이 같은 강세는 미쓰비시와 닛산 등 대중 브랜드가 본격 수입되는 올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들 브랜드는 2천만원 중반에서 4천만원 이하 차종이 상당수를 차지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영역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말 판매에 들어가는 미쓰비시는 중형차 랜서와 스포츠카 이클립스, 고성능 스포츠 세단 렌서 에볼루션, 오프로드용 SUV 파제로와 중형 SUV 아웃랜더를 차례로 선보이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쓰비시는 진출 첫해인 올해 500대를 팔고, 2010년에는 5000대 이상을 판매해 국내 수입차시장의 5.5%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사진설명: 미쓰비시의 스포츠 세단, 랜서 에볼루션)

미쓰비시의 경우 기본 가격이 혼다의 수입모델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공략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랜서의 경우 기본 가격이 1만3990달러부터 시작하며, 이클립스는 2만990달러부터 시작한다.

물론 이클립스는 풀 옵션에 가깝게 구성하면 3만1000달러가 넘어가므로 결코 싼 차는 아니다. 또한 랜서 에볼루션은 옵션을 추가하면 4만 달러가 넘어 국내 출시가격도 상당히 비쌀 전망이다. 아웃랜더도 풀 옵션 모델은 3만 달러가 넘어, 국내 출시가가 최소 4천만원 중반대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도에 한국시장 시판에 들어가는 토요타는 미국 시장 베스트셀러 캠리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와 소형 SUV인 RAV4 등을 우선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설명: 높은 경쟁력이 예상되는 토요타 캠리)

이 가운데 국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모델은 캠리다. 캠리는 미국 승용차시장에서 부동의 베스트셀러를 지키고 있는 모델로, 1만9145~2만6150달러의 가격대여서 국산 중대형차와 직접적인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은 국내 업계에 긴장감을 더해줄 전망이다. 특히 최근 렉서스나 혼다와의 비교평가를 공개적으로 실시했던 현대차로서는 ‘진짜 적수’를 만난 셈이다.

이들 일본 업체에 맞서는 업계 1위 현대차는 이미 내부적으로 상황별 대응전략을 다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관계자는 “미쓰비시나 닛산도 경쟁 상대이지만, 토요타의 경쟁력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상황별 맞춤전략을 짜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세운 전략 중 하나는 그간 재미를 본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이다. 그동안 그랜저와 쏘나타, 제네시스가 수입차와 맞대결을 펼쳤듯이 토요타와 닛산 등의 모델과 비교시승을 실시한다는 것. 이는 비교대상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현대차의 비교우위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교대상을 간접 홍보해준다는 부정적인 요소도 있는 게 사실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토요타나 닛산, 미쓰비시 등이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AS망과 체계를 새롭게 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존의 수입차가 비싼 부품 값과 AS비용으로 부담을 준 반면, 이들 브랜드들은 국산차에 준하는 저렴한 AS비용을 내세울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쟁으로 인해 부품가격이 내려가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토요타나 닛산, 미쓰비시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 해도, 당장 국산차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금까지 국산차 가격은 한번 인상된 이후 다시 인하된 사례가 거의 없다. 다만, 옵션을 제외해 기본형 가격을 낮춘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수입차와의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까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성장해온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제야 비로소 긴장하는 눈치다. 국내업체들이 베이징올림픽 야구경기처럼 일본과의 대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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