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IMF(외환위기)가 온다는데 정말이냐?”
얼마 전 초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고향 친구가 전화를 걸어 꺼낸 첫마디다. 자주 보는 유튜브 방송이 있는데 그곳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심각하다고 했다며 연락을 해 온 것이다. 해당 방송 내용은 경제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식이다. 따라서 소비도 줄이고, 투자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아무것도 해선 안 된다는 것.
이 방송을 보고 나서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최근 가계가 어려워졌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주변 사람들 중에 급격하게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학부모들 가운데 자녀가 다니는 학원을 끊은 경우가 생겼는지도 물어보니 다들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지인들한테 최근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는지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답이 우세하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은 어떨까. 지난달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7월보다 0.38%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서울의 주택 가격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심지어 아파트에 이어 연립주택까지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그나마 상황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잘못해서 손실을 본 개미투자자들 정도다.
그래서 친구에게 답했다. 제 2의 IMF는 오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평소대로 지내면 된다고 말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세상이 온통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 명 때문에 떠들썩하다. 커다란 사달이라도 난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정말 법무부 장관 자리에 누가 앉을지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오히려 되묻고 싶다. 현재 법무부 장관이 누구인지 아느냐고. 아마 국민 대다수가 모를 것이다.
내가 아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 대부분은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다. 법무부 장관이 누가 되든 우리 같은 소시민들의 삶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괜한 걱정으로 시간 낭비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 맞는 말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대다수의 일들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며, 어쩌면 사소하고 잡다한 것들이다. 그리고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제2의 IMF가 올 거라며 불안감을 조장하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관 자리 하나에 난리법석을 떠는 정치권과 언론도 마찬가지다.
오늘 하루, 언제나 그랬듯이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그냥 열심히 걸어가면 된다. 그게 우리 같은 서민들의 삶이다. 바람이 서늘하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확연한 가을이다. 좋은 책 한 권 들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들이 가기에 딱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 지인이 한 분 있다. 그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강조하는 게 두 가지 있다. 바로 ‘걷기’와 ‘읽기’다.
독서는 경영만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항상 힘줘 말한다. 또 하나인 걷기는 여러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건강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돈, 명예 등보다 우선하는 것이 건강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는 향후 계획을 키우는 데 걷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걸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꾸려 나갈지, 어떻게 살아갈지를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 그러면서 골프는 아니란다.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혼자 사고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읽기와 걷기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제2의 IMF 타령이나 정치 싸움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가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