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빅파마 로슈의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리툭산, 허셉틴의 매출이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 바이오시밀러의 확산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양새다. 미국 시장의 문도 조만간 열린다.
25일(현지시간) 스위스계 빅파마인 로슈의 상반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로슈의 리툭산은 상반기 매출이 33억3900만프랑(약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셉틴은 32억6400만프랑(약3조9000억원)으로 매출이 9% 급감했다.
유럽의 실적 악화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리툭산의 상반기 유럽 매출은 3억2300만프랑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가 줄었다. 허셉틴은 5억6800만프랑으로 45%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툭산은 비호지킨림프종(NH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및 류마티스 관절염(RA)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다. 2017년 4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유럽에 출시되면서 실적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허셉틴도 마찬가지다. 허셉틴은 초기 유방암, 전이성 유방암 및 전이성 위암 등에 사용하는 항암 항체 치료제로 작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3월), 셀트리온의 허쥬마(5월) 등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로슈 블록버스터의 실적 악화는 앞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암젠과 엘러간은 최근 미국 시장에 아바스틴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엠바시와 칸진티를 전격 출시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도 로슈와 특허분쟁에 합의하면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이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자료를 분석한 결과 로슈의 허셉틴과 아바스틴, 리툭산은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됐다. 허셉틴, 아바스틴, 리툭산은 2018년 글로벌 항암제 매출 순위가 각각 3, 4, 5위였지만 2023년에는 19, 18, 23위로 밀려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