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금융업 포기 선언 괜히 했나

입력 2008-08-04 08:29 수정 2008-08-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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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재벌ㆍ과거 범 LG가 한식구들 행보는 '남 얘기'

LG그룹이 최근 GS, LS, LIG, LB 등 과거 분리이전 범 LG가 한지붕 한 가족들 뿐만 아니라 재벌그룹들의 잇따른 금융부문 사업 신설 및 확장행보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LG카드 사태로 인해 금융업 포기를 선언한 LG그룹이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여타의 재벌그룹 및 과거 범 LG가의 일련의 움직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04년 분리 이후 범 LG계열의 금융사업 부문 움직임이 올 하반기 들어 급물살을 이루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금 100억원 규모로 출발하는 GS자산운용 설립을 예비허가했다. GS그룹은 건설과 유통, 정유 등 내수기반의 사업 특성상 금융사의 사업영역이 필요하다는 인식속에서 이를 추진해 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LG그룹의 방계인 LIG그룹과 LS그룹이 증권업에 진출했다. LS와 LIG는 공동으로 증권사 신규 설립을 추진해 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LIG는 독자로 LS그룹은 기존 이트레이드 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을 영위하게 됐다.

LIG그룹의 경우 LG그룹이 금융권에서 손을 떼면서 사실상 부담없이 증권은 물론 자산운용 부분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가운데 전문 금융그룹으로 몸을 불려가고 있다.

LS그룹 역시 구자열 LS전선 부회장이 과거 LG투자증권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업종의 매력을 익히 알기 때문에 증권업 진출을 적극 주도해 왔다는 평이다. LS자산운용도 최근 금융위로부터 본허가를 받아 진출을 앞두고 있는 실정.

LG벤처투자도 LG와의 계열 분리 이후 유지해왔던 LG라는 사명을 떼고 'LB인베스트먼트'로 7월 1일부터 새출발 했다.

이 회사는 사명변경 직후 향후 2012년까지 운용자산을 1조원대까지 끌어올려 국내 창투업계 3위권에 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올들어 많은 재벌그룹들이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진출하기 쉬운 증권업 등 기타 금융관련 산업으로 영역 확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C투자증권으로, 현대중공업은 CJ투자증권으로 유진그룹도 유진투자증권으로 증권업에 진출했다. 한화그룹은 제일화재의 재편입과 대한생명 상장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고 두산그룹도 BNG증권중개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코스모투자자문을 인수했고 농심그룹도 농심캐피탈을 지난해 10월 설립했다.

금융권에서는 재벌그룹들과 과거 범 LG가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판단에서라고 풀이하고 있다.

새정부가 추진하는 금산분리 완화 외에도 자통법, 연금시장 확대, 펀드 활성화 등은 증권업의 중장기 투자 매력을 높여 금융 관련업종으로 진출 욕구를 배가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설립과 관련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내년 2월 자통법이 시행되면 특히 증권업 등은 지급결제 업무가 부여돼 은행업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금융상품 범위를 무한정 늘릴 수 있어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적인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정부에서 거론될 새로운 지주회사 시스템인 즉 일반 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를 통합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재벌의 금융업 진출을 확산시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에 대해 LG그룹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 이는 과거 LG카드 사태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DJ정권 시절 ‘소비 부양정책’에 따라 한때 국내 최대 카드사로 군림했던 LG카드였지만 무분별한 카드 발행 남발과 연체 급증 등 고질적인 문제가 불거지며 지난 2003년 11월 부도와 ‘현금 서비스 중단’이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이후 LG그룹은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채권 금융기관에 넘기는 대신 금융업 포기를 선언했고 이후 LG투자증권도 매각(현 우리투자증권)하며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

그룹 분리 이후 금융업종을 영위하는 LIG손해보험과 생명보험에게 단체보험과 일반보험 등 LG그룹 물건을 몰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LG그룹은 금융업종 진출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금융업 포기선언 이후 금융업종 진출이나 검토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과거처럼 금융업종 계열사들이 자금조달에 일조한다는 외부의 견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미 지주회사를 선도적으로 정착시킨 만큼 다른 재벌그룹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사업부문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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