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조치원지역 '대물 아파트' 암거래 극성

입력 2008-07-31 08:28 수정 2008-07-31 10: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GS·대림 등 4개사 2000∼3000만원 마이너스 급매물 급증

"미분양이요? 이곳 죽림 뿐 아니라 5분 거리 신안리까지 미분양 아파트로 넘치고 있습니다.(업체들은)쉬쉬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을 제외한(대림,GS,우방,신동아)나머지는 30~50%까지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매물 돌아다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조치원 죽림리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005년 참여정부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후광 효과를 내세우며 대규모 분양에 나선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 주택시장은 준공 이후 그야말로 극심한 미분양에 몸살을 앓고 있다.

행복도시를 추진했던 참여정부는 당시 투기수요를 우려,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과 함께 각종 토지규제대책을 수립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조치원 일대에는 삽시간에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조용했던 소도시는 어느새 투기 광풍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조치원 일대에 공급된 아파트는 2005년 3월 대우건설(푸르지오)286가구 공급을 시작으로, GS건설(자이)1429가구, 대림산업(e-편한세상) 983가구, C&우방(유쉘)500가구, 신동아건설(파밀리에)291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거나 진행중에 있다.

이 지역은 행복도시를 비롯한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호재를 예상한 건설업체들이 투기수요를 노리고 앞다퉈 과잉 공급을 추진했지만 분양률에 있어서는 선점에 나섰던 '죽림 푸르지오'를 제외하고 단지 대부분은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개업소마다 파격적인'급매물'아파트 풍년'

실제로 지난 24일, 본지 취재진이 방문한 조치원 죽림일대 중개업소들의 매물 게시판에는 준공 이후 입주를 꺼리는 수요자들이 최고 3000만원까지 마이너스를 감수하며 내놓은 아파트'급매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들 급매물은 행정복합중심도시 발표 당시 지역적 특성과 수요층을 감안하지 않고 단지 후광효과를 섣불리 기대했던 건설업체들의 이른바'무대포식 공급'으로 빚어낸 결과이며, 투기수요의 발길이 끊긴 현재 천덕꾸러기로 전락되고 있다.

죽림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참여정부 당시 행복도시가 추진될 것이라는 발표 이후 전국의 돈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동네가 들썩 거렸다"며"향후 높은 프리미엄 기대심리로 앞다퉈 분양에 나섰지만 정작 지금은 2000만원~3000만원까지 손해를 보면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죽림일대 아파트 분양가는 30평형 기준 2억원대로, 현재 급매물가격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평균 2000만~3000만원선이다.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집주인과 흥정만 잘하면 더 낮은 가격에도 매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죽림일대 A건설 대물아파트 최대 6000만원 할인'

한창 입주를 해야 하는 시기에 이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의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조치원 주택시장은 자금 유동성이 어려운 시공업체들이 공사비 대신 대물로 받은 이른바'대물아파트'가 시장을 떠돌고 있다.

지난 2006년 중도금 무이자를 내세워 공급했던 A건설은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일부물량을 중개업소를 통해 20~25%까지 할인가격을 내세워 은밀하게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건설은 현지 단지 내 상가에서 분양대행사 영업사원들이 부동산중개업소와 대행사무실을 각각 운영하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대물 아파트 거래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취재진에게 분양직원은 3000만원 하락한 급매물을 권하다가 대물아파트를 요구하자 기존 계약자들이 알면 안된다며 2억원대 아파트를 최대 6000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대물 아파트를 소개했다.

A건설 뿐 아니라 인근 'GS 죽림 자이','대림 죽림 e-편한세상'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대물 아파트를 헐값에 시장에 뿌리면서 미분양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대림산업은 죽림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신안리에 공급했던 물량까지 미분양 되면서 과장된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유혹했다.

대림 신안리 분양 관계자는"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손해가 지속되는 죽림과 달리 대학교가 밀집해 교육환경이 우수한 ‘신안리 e-편한세상’은 오히려 5000만원의 프리미엄이 올랐다"며"계약 입주자의 사정으로 매물을 내놓을 경우 원하면 2000만원정도 저렴하게 매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안리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분양 영업사원들이 하나라도 팔기 위해 외지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상술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관련, 부동산 전문가는"대물 아파트는 과거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었던 IMF 당시 등장 했는데, 최근 지방 분양시장 악화로 미분양적체가 지속적으로 이어오면서 자금회수가 어려운 건설업체들이 시공비 대신 떠안는 경우가 많다"며"이같은 현상은 지방 주택시장 어려움이 그만큼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만난 중개업소 사장은"미분양이 터지면서 하청업체들이 현금대신 대물로 결제 받을 경우, 대물 아파트만 전문적으로 매입하고 이를 되파는 중간 업자도 있다"면서"조만간 각 브랜드별로 적지않은 대물아파트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단독 맘스터치, 국내서 드라이브스루 도전장…내달 석수역에 문 연다
  • ‘최강야구’ 영건 전원 탈락…‘KBO 신인드래프트’ 대졸 잔혹사 [요즘, 이거]
  • 추석 연휴에 아프면?…"경증이면 병·의원, 큰 병 같으면 119"
  • 세계를 움직이는 팝스타, 트럼프와 적이 된(?) 이유 [이슈크래커]
  • 청년 연간 최대 200만 원 세금 감면,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십분청년백서]
  • 정유업계 DX 이끄는 ‘등대공장’ GS칼텍스 여수공장을 가다 [르포]
  • "무시해" 따돌림까지 폭로한 뉴진스 라이브 영상, 3시간 만 삭제
  • 오늘의 상승종목

  • 09.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7,724,000
    • +1.14%
    • 이더리움
    • 3,139,000
    • -0.41%
    • 비트코인 캐시
    • 446,300
    • -0.91%
    • 리플
    • 754
    • +4.72%
    • 솔라나
    • 180,500
    • +1.35%
    • 에이다
    • 481
    • +5.02%
    • 이오스
    • 666
    • +1.22%
    • 트론
    • 206
    • +0%
    • 스텔라루멘
    • 127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000
    • -3.77%
    • 체인링크
    • 14,260
    • +1.71%
    • 샌드박스
    • 343
    • +0.8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