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를 맞는 도서전의 올해 주제는 '출현(Arrival)'이다. 도서전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책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게 될 책 너머의 세계를 조망해본다는 의미다. 도서전을 앞두고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일우 출협 대외협력 상무이사는 "2017년의 주제 '변신'과 2018년의 '확장'의 뒤를 이어 출판문화에서 '새로운 것의 출현'을 주제로 잡았다"라며 "출판 환경이 변화하고 확장하는 속에서 운명적으로 책 안에서, 또 책 밖에서 무언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책과 책 너머에 '출현'한 물음과 생각할 거리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매일 오후 2시 특별한 연사들을 초대해 주제 강연을 진행한다. 도서전 첫날인 19일에는 작가 한강이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을 주제로 종이책과 문학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이튿날인 20일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이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을 주제로 그가 경험한 생생한 난민 이야기를 나눈다. 21일부터 23일까지는 물리학자 김상욱 '과학문화의 출현', 철학자 김형석 '백 년을 살아보니', 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의 PD 이욱정 '요리하다, 고로, 인간이다' 강연이 펼쳐진다.
책과 음식의 특별한 만남이 눈길을 끈다. 이욱정 PD는 도서전 현장에 '오픈 키친' 무대를 차린다. 요리책 전시와 함께 요리 시연과 시식행사를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 정웅 오월의 종 대표,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 온지음 전통문화연구소, '거제 가정식'의 저자 이나영, 진경수 셰프, 노영희 셰프, 정리나 요리연구가가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다.
맛을 주제로 10명의 작가가 만든 한정판 도서 '맛의 기억'도 판매된다. 권여선, 김봉곤, 박찬일, 성석제, 안희연, 오은, 이승우, 이용재, 이해림, 정은지 작가의 글이 실렸다. 총 4권의 책을 펴내 '책 내는 빵집'으로 잘 알려진 '성심당'도 도서전에 참가해 도서 전시, 그림그리기 체험, 대담, 제빵 판매 등을 진행한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는 'SF라는 프리즘: 감정의 여러 빛깔' '새로운 젠더 감수성의 출현-퀴어·여성편' '책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만나다' '우리가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유' 등의 주제를 다룬다.
신간 도서 10권을 먼저 만나 볼 수 있는 '여름, 첫 책' 행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린다. 방송인 손미나의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장강명 작가의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배우 정우성의 '난민을 만나다'를 비롯해 나형수, 크리스틴 펠리섹, 이진우, 이원영, 김상근, 김초엽, 김세희 작가의 신간 소개와 독자와의 만남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주빈국은 우리나라와 수교 30주년을 맞은 헝가리로, 도서를 비롯한 헝가리 문화 전반을 살펴본다. 한국어로 번역된 도서를 포함한 다양한 헝가리 책을 전시하고, 헝가리 작가와 출판 전문가가 현지 책과 출판시장, 문화를 직접 소개한다. '새벽의 열기'의 가르도시 피테르를 비롯해 오러배치 임레, 러츠크피 야노시 등의 헝가리 작가가 도서전을 찾는다. 올해 주목할 국가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이 참가한다.
국제출판협회(IPA)가 출판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공헌한 출판인 혹은 출판단체에 수여하는 볼테르상 시상식(수상자 이집트 출판인 칼리드 루트피이)은 21일 오후 7시 창덕궁에서 개최된다. 시상식의 연계 행사로 '검열의 벽, 저항의 책'을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와 아트선재센터가 기획하고 노재운 작가가 참여하는 '금지된 책:대나무 숲의 유령들' 전시도 코엑스에서 준비된다.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도 눈길을 끈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과 함께 읽는 로봇 이야기', '배우 김석훈, 오만석, 곽명화의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배우 이지혜와 함께 읽는 빨강머리 앤', '카카오 브런치와 함께 하는 피오디(POD)북 제작', '바이트와 함께하는 고민해소 이벤트 3분 소설', '팟캐스트 책읽아웃 공개방송' 등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출판유통, 새로운 기회의 출현'을 주제로 한 '북비즈니스 콘퍼런스' 등 다양한 연계협력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주 상무이사는 "어떻게 독자들에게 다시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결국 기본을 생각했다. 재미있고 유익한 도서전을 만들 되고자 노력했다. 또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국제 교류를 늘려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다른 나라의 유명 도서전에 온 것처럼 세계 출판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