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6개월째 감소, 7년만의 경상수지 적자

입력 2019-06-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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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서 5월 수출은 459억1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9.4%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내림세다. 특히 지속적인 수출 부진에다 외국인 배당이 몰리면서 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지난달 31일 열린 경제부처 장관들의 비공식 ‘녹실회의’에서 경상수지 적자 예상이 나왔다. 2012년 5월부터 이어져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83개월 만에 깨지는 것이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과 서비스 수출 등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보다 국내에서 나간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과 해외송금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난 요인을 꼽지만, 이는 매년 발생하는 지출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 반도체 시황 악화, 주력 산업 경쟁력 후퇴로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탓이 크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수출에 기댄 경제구조에서 경상수지 적자는 한국 경제의 최대 적신호이자 외환시장의 큰 악재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대외 신인도 및 신용등급 하락, 금융조달 비용 증가 등 연쇄적인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원화 환율이 달러당 1200원에 육박하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대규모로 빼가고 있다. 경상수지의 흑자 유지만큼 통화안정에 중요한 것은 없다.

7년 만의 경상수지 적자 전환을 심각하게 봐야 할 이유다. 정부는 올해 600억 달러의 연간 흑자를 예상했지만, 그래도 작년 764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외 무역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나쁜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우리 수출이 받는 타격이 얼마나 클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세계 경제 둔화와 함께 수출을 지탱해온 반도체 경기마저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다.

5월 수출 감소폭 -9.4%는 올 들어 2월(-11.1%) 이후 가장 크다. 무역흑자가 22억7100만 달러에 그쳐 작년 대비 63.5%, 4월보다 43.3%나 급감했다. 앞으로도 경상수지 개선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5월 품목별 수출은 반도체가 30.5%나 줄어든 것을 비롯, 자동차와 선박을 제외한 석유화학(-16.2%), 디스플레이(-13.4%), 석유제품(-9.2%), 철강(-7.6%) 등 주력 품목 대부분이 계속 뒷걸음질 치는 추세다. 우리 최대 수출시장이자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1%나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감소는 앞으로도 추세화할 가능성이 높다. 비상하고 엄중한 한국 경제의 위기다. 그럼에도 정부는 하반기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며 위기상황을 부정하고 있다. 수출 총력대응 체제 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절박감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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