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하락했다. 장초반 외환당국 개입 추정물량이 있었고, 위안화가 하락세로 방향을 잡은데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상승반전한데다 외국인도 규모는 적지만 매수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수급적으로도 역외에서 중간중간 오퍼(달러매도) 물량이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1200원, 위안화 7위안에 대한 각국 당국의 방어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예정된 6월까지는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당장 한국은행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하 소수의견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만장일치 동결에 무게를 둬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을 뚫고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소수의견이 나오면 되레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2.8/1193.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2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이 어제 분위기와 상반된 느낌이다.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한데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고, 채권시장에서 최근 추이와 같이 매수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어떤게 먼저랄 것 없이 위안화도 강세를 보였다”며 “역외에서도 중간중간 오퍼가 나왔다. 장초반 원·달러가 급격히 움직인 것으로 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도 충분히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시 레인지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 장이었다”며 “금통위에 대한 관심도 많다.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 원·달러가 급등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단순 금리차에 의해 원·달러가 상승하기 보단 되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부양을 강화하는 인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경제심리에 플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입장에서도 채권이나 주식시장에서 추가 매수에 나설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들 금통위 결과를 보고 움직이려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초반부터 당국 개입이 있었다. 위안화도 강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도 잦아들었다. 코스피 또한 올라 원·달러 하락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6월말까지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것 같다. 다만 한중 당국의 1200원, 7위안 방어의지가 강해 보인다. 당분간 1180원에서 1195원 사이에서 등락하며 대기모드를 이어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금통위는 소수의견 가능성이 낮아 보여 외환시장이 반응할 것 같지 않다. 소수의견이 나온다 해도 외환당국이 막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레인지를 깨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9엔(0.36%) 오른 109.72엔을, 유로·달러는 0.0008달러(0.07%) 내린 1.113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43위안(0.20%) 하락한 6.9237위안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5.48포인트(0.77%) 오른 2038.8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428억3900만원어치를 매수해 5거래일만에 매수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