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만 46세의 나이로 미국 42대 대통령에 당선된 빌 클린턴이 선거 당시에 썼던 문구다. 당시 선거 분위기는 클린턴에게 매우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연임에 도전하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군사·외교적 성과로 지지율이 높았으나 클린턴은 자질 문제로 주변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하지만 조지 H. W. 부시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돈'이었다. 클린턴은 이를 공략했고, 결국 승리를 거뒀다.
유럽의 패권을 장악했던 프랑스와 이를 견제하던 유럽 국가들의 승부는 매우 치열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이 대프랑스 동맹을 이뤄서 불세출의 천재 나폴레옹을 막아내던 시기이기도 하다. 일곱 차례나 동맹이 이뤄졌어야 할 만큼 군사적으로 매우 부강했던 프랑스도 '돈' 때문에 무너졌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프랑스 동맹의 주축이 되어 맞선 영국과의 계속된 전쟁은 프랑스를 피폐하게 했다. 프랑스보다 군사력이 열세했던 영국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 시스템의 도움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를 바라볼 때 종종 특정 인물의 의도, 개성, 상황 등 인물을 중심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소수의 인물이 가진 개성만으로 거대한 세계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대한 흐름을 통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세계 역사의 흐름을 금융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데, 돈과 역사가 함께 흘러가는 모습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보여준다. 경제와 역사를 통해 돈을 제대로 알고, 돈 때문에 생기는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역사를 알려면 돈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