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약 7시간에 걸친 각료회의를 마치고 총리 관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브렉시트 날짜를 현재의 4월 12일에서 짧게 더 연장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그는 “합의 없는 이탈인 ‘노 딜(No Deal) 브렉시트는 최선이 아니다”라며 “이를 방지하면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도록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성립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고자 최대 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당 내부의 브렉시트 강경파, 동맹 관계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NDU) 등이 현 브렉시트 합의안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코빈과의 연대를 노리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세 차례나 부결된 EU 탈퇴협정이 새로운 투표에서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빈 대표와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또 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코빈 대표와 합의에 이르면 이를 하원에서 승인받은 뒤 오는 1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메이 총리는 전했다.
두 사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영국과 EU 사이의 미래관계를 위한 많은 대안을 마련하고 나서 하원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정부는 의회가 결정한 대안이 무엇이든 이를 따를 것이라고 메이 총리는 약속했다.
다음 달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EU를 떠날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코빈 대표는 메이의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총리실 관계자는 메이 총리가 빨리 움직이기를 원하고 있으며 회동이 비공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의 코빈에 대한 접근은 EU 관세동맹 잔류 등 훨씬 소프트한 브렉시트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메이는 강경한 기존 입장에서 돌아선 셈이며 이는 기업에 좋은 소식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포함해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브렉시트를 내년 1월이나 2020년 4월까지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EU 관리들은 경제 혼란을 방지하고 자신들이 영국을 벌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고자 장기간 연기를 선호하고 있다고 FT는 풀이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브렉시트를 장기간 미루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