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업銀 김준호 감사 "청와대 개입설 억울하다"

입력 2008-07-04 15:22 수정 2008-07-0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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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정서 미처 몰랐다...능력과 자질로 검증해 달라"

"청와대 개입설은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빽없이 오직 실력으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입니다."

최근 '낙하산 인사'로 불리며 첫 출근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른 김준호 기업은행 감사. 현재 은행회관 10층 임시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그를 만나 현재의 심경과 입장을 들어봤다.

기업은행 노조를 비롯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감사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부산고 동창이자 한나라당 유재한 정책실장의 매형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MB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어도 잘나가는 청와대 수석이 동창이라는 점에서 후광(?)을 얻기에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난 불교신자...'고소영'이 웬말"

김 감사는 기자가 이른바 'MB 낙하산'을 거론하자 정색을 하며 억울함부터 호소했다. 특히 개인의 자질 부족이 아닌 '낙하산','고소영' 인사로 5일째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박 수석과 부산고 동창인 것은 사실이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사적으로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동기동창이라는 사실만으로 인사 개입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그에 앞서 개인의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가 여부를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고소영' 출신 논란에 대해서도 "나는 '법우(法雨)'라는 법명을 받은 독실한 불교신자"라며 "고려대와 영남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 자격을 바탕으로 감사원과 은행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았고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에서 현재 금융권에 있는 어떤 감사보다도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경쟁사인 하나은행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기업은행 내에 그런 반대정서가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하나은행의 입장에서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기업은행이 급성장하면서 하나은행을 나름 라이벌로 여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보람은행 출신으로 하나은행과 합병 당시 불가피하게 하나은행에 몸 담게 됐다는 점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직원이 마음 열때까지 기다리겠다"

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견해를 묻자 김 감사는 "감사는 경영에 있어 집행부도 아니고, 현재 상황에서 민영화에 대해 거론 하는 자체가 월권"이라면서도 "그러나 기업은행과 임직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가 기습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인사권자가 최종 결정하기 전까지는 보안이 유지되는 게 맞다"며 "일부 인사들이 내정단계에서 정보를 흘리기도 하지만, 나는 철저하게 (인사)보안을 지킨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일 저녁 약 4시간에 걸쳐 노조측과 대화를 하고, 나 자신의 신상과 생각에 대해 노조측에서 궁금해 하는 것을 성실하게 답변하고 설명했다"면서 "노조와 임직원들이 마음을 열고 받아줄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퇴직한 이후 약 6개월 동안 직장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면서 "기업은행 감사직을 마음으로 결정하면서 '이곳에서 뼈를 묻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사는 끝으로 기업은행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출생할 때는 누구나 산고(産苦)를 겪는데, 지금의 고통이 바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겪어야만 하는 산고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과거보다는 미래를 함께 논하고 설계해 나가자"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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