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3개월→6개월) 시행 후 미흡한 임금보전 방안을 제출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간 연장으로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김경선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 국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탄력근로제 설명회를 열고 “임금보전은 탄력근로제 도입 전의 임금수준을 기준으로, 기존 임금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문은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는 사용자가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했다. 신고하지 않을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 국장은 "명백하게 미흡한 임금 보전 방안을 제출했다면 재신고를 요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임금 보전 방안이 미흡한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근로자 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며 "기준은 법 집행 과정에서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태료 부과 문제와 관련해서 김 국장은 "당초 노동계는 형사처벌을 요구했지만 형사처벌의 경우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속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과태료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근로자 대표 선정 기준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사노위 합의문은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릴 경우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노조가 없는 사업장은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도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 국장은 "과반수 노조가 없는 경우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제도에 관한 대표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주지시킨 상태에서 과반수 의사를 모아 (근로자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며 "탄력근로제 관련 입법이 마무리되면 미조직 사업장의 경우 요건을 제대로 갖춰 도입했는지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는 지난해 9~11월 사업장 604곳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준수 여부를 감독한 결과, 108곳(17.9%)의 사업장이 법 위반으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중 300인 이상 사업장은 79곳, 300인 미만은 29곳이었다. 고용부는 93곳의 사업장에서는 개선계획서를 제출받아 시정기한을 부여하고, 위반사항이 경미한 15곳의 사업장은 즉시 시정토록 했다. 시정기한은 최대 6개월이 주어진다.
노동시간 위반으로 적발된 사업장 중 32곳은 1253명 신규 채용계획을 밝혔고, 지난해 말 기준 283명의 채용이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