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다육(多肉)이

입력 2019-03-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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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봄빛이 완연하다. 새봄을 맞아 집 안 구석구석을 대청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청소 하면 우선 앞뒤 베란다를 떠올린다. 뒤 베란다에는 살림살이와 관련된 여러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고, 앞 베란다에는 관리 소홀로 죽은 화분에 담긴 화초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방치된 화분 중에는 이른바 ‘다육이’ 화분도 있다. 새봄을 맞아 앞뒤 베란다를 깨끗이 청소하며 겨울 추위를 이기고 버텨온 화분의 화초에게 보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할 것이다. 화분의 화초는 소중한 생명이다.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육이는 사막이나 높은 산 등 수분이 적은 토양과 건조한 날씨에서 살아남기 위해 뿌리보다는 오히려 땅 위로 드러난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잎이나 줄기가 두꺼워야 한다. 즉 줄기나 잎의 육질(肉質)이 많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식물들을 ‘많을 다(多)’와 ‘고기 육(肉)’을 쓰고 의존 명사 ‘이’를 덧붙여 ‘다육(多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선인장이 대표적인 다육식물, 즉 ‘多肉이’이다.

 다육이는 그 종류가 참 많다. 모양도 다양하고 색깔도 다채롭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앙증맞은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감동을 받기 위해 다육이를 키우는 게 아닐까? 단지 다육이가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줄기와 아름다운 꽃만을 탐하여 다육이를 키운다면 그런 사람은 다육이를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탐하기 전에 자연의 생명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연은 내 맘대로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소중한 생명임을 알고 또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는 행여 내 발길 아래 생명이 짓밟히는 일이 없도록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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