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반추(反芻)

입력 2019-02-25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매일같이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진즉에 열렸어야 할 회담이 이제야 열리고, 진즉에 해결할 수도 있었던 일들을 이제야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1945년 광복 이후, 이념이나 체제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남과 북이 그처럼 날을 세우며 적으로 갈라서야 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6·25라는 비극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고, 70년 이상을 오가지도 못한 채 피눈물로 서로 그리워하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북미 정상회담을 이처럼 조바심을 내며 지켜봐야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우리가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되었는지를 반추해 봐야 한다. 그 첫 번째 원인은 당연히 일제가 나라를 강탈해 감으로써 우리 스스로 근대화와 민주화를 이루지 못하여 우리 민족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는 데 있고, 두 번째 원인은 이념과 체제 논리에 의해 민족이라는 가치가 매몰되어 버렸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우리 스스로도 ‘통일’을 민족의 절대적 과제로 여기지 않고, 할 수도 있고 안 해도 무방한 선택 사항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도 남과 북이 더 멀어지는 이유로 작용했음을 반추해 봐야 할 것이다.

반추는 ‘反芻’라고 쓰며 각 글자는 ‘되돌릴 반’, ‘꼴 추’라고 훈독한다. 글자에 따라 직역하자면 ‘꼴을 되돌린다’는 뜻인데 ‘꼴’은 말이나 소 등에게 먹이는 풀을 이르는 말이다. 소, 기린, 사슴, 염소 등은 위가 4개로서 먹었던 꼴을 되새겨 제2, 제3, 제4의 위를 거치게 함으로써 소화 흡수하는 동물이다. 이런 소화 작용 즉 되새김질을 반추라고 하는데 여기서 의미가 확장되어 어떤 사태의 의미를 곱씹어 되새기며 음미한다는 뜻도 갖게 되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려 하는 지금, 우리는 남북이 왜 갈라지게 되었는지를 반추해보며 다시금 통일을 민족의 절대적 과제로 인식하려는 마음을 다져야 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56년의 대장정…현대차 글로벌 누적생산 1억 대 돌파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채상병 특검법’ 野주도 본회의 통과...22대 국회 개원식 무산
  • 허웅 전 여친, 유흥업소 출신 의혹에 "작작해라"…직접 공개한 청담 아파트 등기
  • 신작 성적 따라 등락 오가는 게임주…"하반기·내년 신작 모멘텀 주목"
  • '5000원' 백반집에 감동도 잠시…어김없이 소환된 광장시장 '바가지'? [이슈크래커]
  •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체포영장 기각된 까닭
  • 임영웅, 광고계도 휩쓸었네…이정재·변우석 꺾고 광고모델 브랜드평판 1위
  • 오늘의 상승종목

  • 07.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2,922,000
    • -2.95%
    • 이더리움
    • 4,469,000
    • -4.41%
    • 비트코인 캐시
    • 488,500
    • -8%
    • 리플
    • 625
    • -5.73%
    • 솔라나
    • 191,300
    • -4.68%
    • 에이다
    • 536
    • -7.11%
    • 이오스
    • 731
    • -8.51%
    • 트론
    • 181
    • -1.09%
    • 스텔라루멘
    • 126
    • -1.56%
    • 비트코인에스브이
    • 54,200
    • -10.56%
    • 체인링크
    • 18,610
    • -6.25%
    • 샌드박스
    • 413
    • -8.2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