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창 국순당 소장 “일본에 빼앗긴 우리술 이름 ‘청주’ 되찾아야죠”

입력 2019-01-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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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면 창업자 특강 감명받아 입사... “주세법 속 일제 잔재 청산 필요”

▲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이 차례주 제품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제공=국순당)
▲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이 차례주 제품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제공=국순당)

“일제가 만든 전통주에 대한 규제를 대한민국이 그대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탁주에 사용 가능한 원료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규제 완화가 절실합니다.”

신우창(51) 국순당 연구소 소장은 막걸리의 부활 조짐이 일고 있는 만큼 규제를 완화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소장에게 있어 우리 술은 하나의 문화 상품이다. 그는 “우리 술을 단순한 술로 보기보다 문화상품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 미생물과 분자유전학을 공부하던 신 소장은 작고한 국순당 배상면 창업주의 우리술 특강에 감명을 받아 국순당에 입사했다. 경북대학교 미생물학과 이학박사(분자유전학 전공) 출신인 그는 특허 출원 11건, 등록 13건(발효 및 양조 관련 원천기술 확보 차원), 전문 학술지 발표 논문 16편(전통주 기능성 관련)을 발표하는 등 우리 술 연구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최근 주세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그는 주세법 속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고 전통주의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 소장은 “일제시대 정리된 주세법상 주종 분류에서 한국 전통의 청주는 ‘약주’로, 일본 제법의 청주는 ‘청주’로 분류됐다. 이때부터 맑은 술의 의미인 청주라는 명칭은 한국식 청주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면서 “우리나라 주세법에서 청주라는 우리 술의 이름을 일본식 청주에 빼앗기고 우리 술은 약주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 소장은 “전통주 제조기법으로 막걸리를 만들었지만, 향을 첨가하면 탁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주종구분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세법상 탁주는 농산물 원액만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외 색소나 향료가 첨가되면 기타주류로 바뀌어 주세가 높아진다. 주세는 탁주가 5%, 기타주류는 30%로 약 6배 차이가 난다.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사진제공=국순당)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사진제공=국순당)

신 소장은 “주세법에 따라 탁주, 약주 등은 특정주류도매업자가 판매하지만, 기타주류로 분류될 경우 종합주류도매상이 취급해야 한다. 그동안 전통주 업체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특정주류도매업자들이 취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판로에 제약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난관에도 국순당이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5단 복합발효 공법을 적용한 ‘1000억 유산균 막걸리’는 출시 7개월 만에 60만병이 판매됐다. 국순당에 따르면, 이 제품 호조에 힘입어 대형마트 기준 국순당 전체 막걸리 판매량은 5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가 타제품의 매출 증가까지 견인한 셈이다.

업계는 주세법 영향으로 전통주를 현대화하려는 업체들이 개발 자체를 꺼리는 현실에 직면해있다. 또, 지난 2017년 7월부터 전통주가 그동안 자체 홈페이지와 우체국 쇼핑몰에서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 일반 상업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개정됐다. 신 소장은 “아쉽게도 대부분 소비자가 전통주로 알고 있는 막걸리나 백세주, 복원주 등이 이 같은 혜택을 못 보고 있다. 주세법상 전통주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분도 조속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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