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부터 8년간 한성기업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의 중심에는 핵심 계열사 극동수산이 있다.
극동수산은 현재 3세 임준호 한성기업 사장과 임선민 한성수산식품 이사가 각각 53.37%, 46.63%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오너 개인기업으로, 2009년부터 한성기업의 지분 취득을 시작했다. 당시 임우근 회장의 두 자녀가 보유한 한성기업 지분은 채 1%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극동수산이 4.45%를 취득하면서 간접적인 지분 확보를 시작했다.
2009년은 극동수산이 내부거래를 급격히 늘린 시점이기도 하다. 전체 매출 330억 원 중 52억 원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인 극동수산은 그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약 314% 늘었다. 2008년에도 내부거래는 있었지만 한성기업과의 거래가 아닌, 러시아 합작회사와의 소규모 거래여서 사실상 2009년이 경영 3세 승계 작업의 시작으로 보인다.
이후 2010년 15.78%, 2011년 17.33% 등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가던 극동수산은 2012년 19.94%로 1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같은 기간 임 회장의 지분은 19.23%에서 18.87%로 줄었다.
2013년 임 사장의 한성기업 지분이 0. 39%에서 0.96%로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더 이상 최대주주 간 지분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2014년까지 지분 총합이 42.14%였던 두 자녀의 극동수산 지분율은 2015년 100%가 됐다. 동시에 내부거래 비중은 다시 한 번 크게 증가했다. 2015년은 극동수산의 내부거래 비중이 99.29%에 달하던 시기로, 흑자 전환도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한성기업의 경영 승계 작업이 방점을 찍은 해인 셈이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극동수산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56억9000만 원에서 15억5000만 원으로 급감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한성수산식품이 한성기업의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 한성수산식품은 올 3분기 기준 1.39%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한성수산식품은 현재 한성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가장 큰 회사다. 지난해 기준 3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9.67%에 달한다.
한성수산식품은 한성식품(34.94%)과 극동수산(30%)이 1·2대 주주를 맡은 만큼 3세들의 간접적인 지배 속에 있다. 경영 승계 작업이 한창이던 2015년 함께 비중을 늘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현재 300억 원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한성기업 관계자는 “한성수산식품의 당사 지분 취득은 경영 승계 목적은 아니다”면서도 “한성크린텍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판단, 지분 방어 차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