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소재 브랜드 알칸타라가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 기아, 쌍용 등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삼성 등 가전 기업, 패션 기업과의 협업을 넓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안드레아 보라뇨 알칸타라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사업의 가장 큰 시장은 한국”이라며 “한국은 중국만큼 인구가 많거나 독일만큼 자동차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교육 수준은 높고 이탈리아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72년 설립된 이탈리아 소재 기업인 알칸타라는 실크 혹은 스웨이드와 유사한 촉감을 지닌 소재 이름이기도 하다. 이 소재는 주로 자동차 인테리어나 전자기기 등에 사용돼 왔다.
알칸타라는 현재 도레이그룹이 70%, 미쓰이그룹이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보라뇨 CEO는 1990년 알칸타라에 입사해 여러 부서를 거친 후 1998년부터 다른 곳에서 일하다 2004년 적자에 허덕이던 알칸타라의 CEO로 돌아와 매출을 두 배로 늘렸다. 알칸타라의 규모는 2017회계연도(2016년 4월 1일~2017년 3월 31일) 기준 직원 550명, 매출은 1억 8720만유로(약 2500억원)다.
알칸타라는 2015년 국내 소파 전문점 ‘토레’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알칸타라 소재는 내구성이 강하고 다양한 컬러와 두께로 가공할 수 있다. 불에 잘 타지 않고, 항균과 방수 기능도 지니며, 세탁 및 관리가 손쉽다는 장점도 있다.
알칸타라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BMW 등 자동차 내부 소재와 젠하이저 헤드폰, 마이크로소프트 태블릿 등 전자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스와로브스키, 10 꼬르소 꼬모, 보그 패션쇼 등 패션과 액세서리, 소파 등 인테리어도 사업 분야다.
현재 알칸타라와 협업하는 한국 기업은 토레를 비롯해 삼성, 기아차, 빈폴 및 랑방 제품을 만드는 한섬 등 5곳이다. 올해 5월부터 기아차 ‘스팅어’의 운전대, 팔걸이, 쿠션 등에 알칸타라가 사용되고 있다. 내년에는 쌍용차 ‘렉스턴’을 통해 알칸타라를 만날 수 있다. 알칸타라는 현대차와도 협업을 계획 중이다. 2020년 2월부터는 현대차 ‘벨로스터 n’에, 2021년 11월부터는 현대 전기자동차 모델에 알칸타라가 사용될 예정이다.
보라뇨 CEO는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점차 넓혀나갈 것”이라며 “특히 전자기기는 기술이나 성능도 중요하지만 패션 아이템이 되고 있다. 패션 아이템으로서 전자기기가 갖고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칸타라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소비자 가전, 패션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우리가 가진 역량을 확장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알칸타라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3억 달러(한화 3398억 원)를 공장 설비 등에 투자해 자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