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제 위협에 중-일 관계 ‘훈풍’

입력 2018-11-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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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요소 분명하지만 ‘지금은 협력할 때’...미국에 중국은 ‘과시’ 일본은 ‘경고’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26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26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얼어붙었던 중국과 일본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아시아 양대 경제국인 이들의 관계 변화는 곧 아시아 내 외교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고 6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가 분석했다.

지난달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아베 총리가 2012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래 첫 방문이다.

당시 양국은 인프라와 운송, 보건, 재정 서비스 등 23억 달러어치 500개 협약에 서명했다. 경제적인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양국은 동중국해와 전후 일본의 책임을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지금은 협력할 때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협력을 꾀하는 이유는 같고도 다르다. 우선 미국발 무역 전쟁에 대처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미국은 두 나라 모두 대미 무역에서 지나친 흑자를 보고 있다고 비난하며, 자동차 수출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는 벌써 2400억 달러어치 제품에 관세를 때린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규제했다.

중국은 지지 않고 미국에 맞서고 있으나, 7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6개 국제기관 대표들과 연 좌담회에서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이런 중국은 일본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 내 3만여 일본 사업체가 진출해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일본 경제도 흔들린다. 중국과 일본이 경제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이유다.

중국과 일본이 협력을 통해 미국에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각각 다르다. 우선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제1의 대국이 되고자 한다.

중국이 추진 중인 신실크로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와 중동,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중국 영향권 안에 들도록 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다. 이를 위해 국고를 아낌없이 풀어 전 세계에 위안화가 더 많이 돌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로 시 주석은 아베 총리가 방중 했을 때,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은 일대일로 공식 파트너 국가가 아니다. 아베 총리는 이 프로젝트가 국제적 표준에 부합해야 한다며, 독일 등 다른 선진국들이 중국에 ‘투명하고 열린 경제’를 주문하고 있는 데 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일본은 태국에 특수경제지구를 잡고 투자함으로써 중국의 실크로드에 공식 파트너가 되지 않고도 이득을 얻을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이 ‘전적으로’ 중국과 발을 맞추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일본이 미국에 보내려는 메시지는 중국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실리 측면에서 중국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이 일본과 긴밀히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박차고 나가버렸던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에 가장 중요한 군사 동맹이다. 따라서 일본은 미국의 언짢은 행동에 등을 돌려버리는 대신 시 주석의 초대를 받아 방중하는 모습을 미국에 보여, ‘일본은 미국에 잡혀 있는 물고기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과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미국에 일종의 정치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2년 차를 맞는 동안, 세계 외교 지형은 2016년만 해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연합을 만들어내는 등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6일 미국은 중간선거를 치렀다. 트럼프 정부 정책의 힘이 빠질지, 아니면 오히려 힘이 실릴지 중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셈법을 가지고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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