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양극화 심화…‘비싼 곳-싼 곳’ 격차 7년 만에 '최대'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전국 기준)가 7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0으로 2011년 8월(6.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순으로 5등분 해 상위 20% 평균가격(5분위)을 하위 20% 평균가격(1분위)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는 고가 아파트가 저가 아파트보다 몇 배 비싼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국의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9414만 원으로 전월(6억7180만 원)보다 2234만 원 올랐지만,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529만 원으로 전월(1억1590만 원)보다 61만 원 내려갔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9월 5.8에서 10월 6.0으로 높아졌다.

이는 광역시와 경기 지역 고가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광주 아파트 5분위 배율은 9월 4.6에서 10월 4.7로 커지며 2013년 4월 지역별 통계 공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인 대전도 5분위 배율이 3.6에서 3.7로 오르며 조사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 지역은 1분위 아파트값이 1억5804만 원으로 9월과 비슷했으나 5분위는 5억8454만 원으로 1585만 원 올랐다. 이에 5분위 배율도 3.7로 전월(3.6)보다 높아졌다.

반면 9·13 대책 직격탄을 맞은 서울은 아파트 5분위 배율은 9월 5.0에서 10월 4.8로 낮아졌다. 고가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늘고 호가가 떨어지는 등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약세 전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국의 주택 종합 5분위 배율은 아파트보다 격차가 더 커 9월 6.1에서 10월 6.3으로 7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지방간 집값 양극화뿐 만 아니라 지방 내에서도 가격 격차가 심해지는 다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규제가 없는 지방 주택시장에 투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지방 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