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세페’ 이제 존폐를 고민하라

입력 2018-10-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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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유통바이오부 기자

“연중 실시하는 세일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세일 행사 아닌가요?”, “‘기간은 줄이고 할인율을 높였다’는 말이 와닿지 않네요.”, “온라인 쇼핑에서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살 필요가 없네요.”

400여 개 업체가 참여, 9월 28일 시작해 10월 7일 끝난 ‘2018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기간에 쇼핑의 메카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4년째 시행하고 있는 코세페 행사 자체를 몰랐다. 코세페가 처한 현주소다.

코세페는 왜 미국 연간 소비의 20%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일부 소매업체의 경우 연간 70%에 이르는 상품 판매를 하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근처는 고사하고 흉내도 내지 못할까. 왜 소비자는 코세페를 외면하고 중국 알리바바가 2017년 11월 11일 하루 1682억 위안(29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광군제’에 상품을 산다고 할까. 코세페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소비자 외면의 가장 큰 원인은 할인율이다. 코세페 기간 대부분의 상품은 10~30% 할인율을 보이는데, 이는 정기 세일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가격 결정권이 약한 유통업계 중심의 코세페는 제조사와 직매입 업체가 중심이 된 블랙 프라이데이와 광군제처럼 할인 폭을 키우기가 어렵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광군제에선 40~50% 세일이 기본이고, 90%의 재고 대처분 상품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충분한 검토와 경쟁력 확보 방안 없이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 지시에 주요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 등이 부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관 주도 행사인 코세페는 문제의 개선 없이 계속 이어져 소비자의 외면을 자초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참여하는 구조가 되다 보니 ‘소비자를 위한 진정한 할인 행사’가 아닌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했다. 정부는 이제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형식적 행사로 전락한 코세페의 존폐에 대해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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