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업어주겠다”던 한화, ‘방산·태양광·석유화학’ 3각편대 22조 투자

입력 2018-08-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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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띄웠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22조 원의 신규 투자와 3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 등을 담은 중장기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안에는 문재인 정부가 요구했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그리고 상생협력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업계에선 김 회장의 ‘정도 경영’과 ‘책임 경영’을 보여주는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화그룹은 매년 7000여 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태양광 9조 원·석유화학 5조 원·방산 4조 원·서비스부문 4조 원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투자금액은 4조4000억 원으로, 최근 3년 평균 3조2000억 원보다 37%가량 증가했다.

재계는 한화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투자 계획을 발표한 첫 번째 기업이라는 데 주목한다.

한화그룹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전에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서비스계열사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한화큐셀의 일자리 나누기 등 정부 정책과 발걸음을 맞춰왔다. 이는 올해 초 김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정도경영을 기업활동의 근간으로 삼고 ‘함께 멀리’의 철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는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연간 700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한화의 일자리 창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리조트 등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8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또한, 한화큐셀은 올해 4월부터 ‘4조3교대 주 42시간 근무제’로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해 문 대통령이 “업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직접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글로벌 태양광 부품 제조업체 1위의 자리를 공고하기 하기 위해 9조 원을 투입해 생산 기술력을 키우고 생산량을 늘리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도 부응하겠단 입장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한화첨단소재·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 등 석유화학부문에도 5조 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창출 및 NCC 증설을 꾀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에 4조 원을 투자함으로써 정부의 남북경협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 6월 대북사업을 위한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북한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 중이다. ㈜한화는 화약·방산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북 경제협력이 물꼬를 틀 경우 북한에서 제일 필요로 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건설하기 위해 화약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며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정밀무기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방산부문 매출액 12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탑 10위 안에 드는 성장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를 비롯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한화시스템ㆍ한화지상방산ㆍ한화디펜스 등의 고속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한화는 지난 5월 한화S&C를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물적분할한 뒤, 한화시스템과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했다. 이외에도 내부거래위원회, 상생경영위원회를 개편·신설하는 등 정부의 ‘공정 경제’ 방침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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