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물가채만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면서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0여일만에 90bp를 밑돌았다. 장중에는 미국 연준(Fed) 금리인상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급에 잠시 출렁이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적(통화 긴축적) 기조 후폭풍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국내 경제가 부진하다는 인식과 함께 우호적 수급,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매수, 1% 넘게 급락한 코스피 등 주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긴축 기조로의 정책 전환을 하는 모습이다. 우선 앞서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책여력 확보차원에서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달 31일 일본은행(BOJ)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20개월만에 완화정책을 일부 전환했다.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장기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장기금리 변동폭을 넓히기로 해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허용했다. 지난밤 끝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오는 12월에도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각종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리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봤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국고채 3년물 기준 2.15%, 10년물 기준 2.60%가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봐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일드커브는 스티프닝쪽에 무게를 뒀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61.3bp를 보였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4bp 좁혀진 46.1bp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4bp 떨어진 88.4bp로 지난달 23일(87.0bp) 이후 처음으로 90bp대를 밑돌았다.
미결제는 925계약 줄어든 34만7370계약을, 거래량도 2만818계약 감소한 8만9712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26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051계약 순매수했다. 금융투자도 3613계약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행은 7276계약 순매도하며 나흘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2틱 상승한 121.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21.17, 저점은 120.7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39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373계약 증가한 11만8508계약을 나타냈다. 반면 거래량은 1만2990계약 감소한 5만6984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48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543계약 순매수를 보였다. 보험도 540계약 순매수해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이는 2016년 10월5일부터 14일까지 기록한 8거래일 순매수 이후 1년10개월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반면 외국인이 758계약을, 은행이 680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20만1504계약을 기록해 2016년 8월26일 20만8710계약 이후 1년1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10년 선물의 경우 5만3869계약을 기록 중이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저평 6틱을, 10년 선물이 저평 2틱을 각각 나타냈다.
그는 이어 “각종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주가 약세도 채권매수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금리 하향 안정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커브도 스팁으로 진행될 듯 하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FOMC와 일본 금리상승 영향으로 약세 출발했다. 이후 무역전쟁 우려로 위험자산이 무너지자 채권이 상대적으로 강세로 전환했다. 물가채는 어제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다. 장중 김동연 부총리 코멘트로 국채선물 기준 급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주열 총재의 조건부 인상발언 후 뜨거웠던 채권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미국은 연말까지 2회 한국은 4분기 1회 정도 금리인상을 프라이싱한 상태에서 무역분쟁 이슈에 따른 변동성에 대응할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는 3년물이 2.15%, 10년물이 2.60% 선이 1차 대기매수선이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