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매매가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아파트의 평균값이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던 것은 2011년 6월이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 국면으로 매매가가 부침을 겪던 상위 20% 아파트는 2016년 7월에 들어서 11억 원대에 처음으로 진입하게 됐다. 상위 20%의 고가 아파트가 10억 원대에서 11억 원대로 진입하는 데까지 5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상위 20% 고가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억 원 올라가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11억 원대에서 12억 원대까지 올라가는 데는 12개월이 걸렸으며, 12억 원대에서 13억 원대까지는 3개월, 13억 원대에서 14억 원대까지는 8개월이 걸렸다. 상위 20% 고가 아파트 가격이 15억 원대에 진입한 것은 4월이었는데, 14억 원대에서 15억 원대로 진입하는 데는 단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됐다.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손꼽히는 강도의 부동산 대책으로 평가받는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가속화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다주택자의 규제로 인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 아파트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득양극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지만 역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며 “이번 보유세 개편으로 10억~20억 원대 아파트는 종합부동산 세율이 오르지 않는 것으로 정해지며 선호가 더욱 높아져 이 가격대의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