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숙박 등 O2O(Online to Offline) 업체들이 앞다퉈 유튜버 스타들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젊음과 B급 감성을 표방하는 O2O 업체들과 유튜버들의 비주류 감성이 만난 결과다.
최근 몇 년 사이 배달·숙박 O2O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여기어때는 개그맨 신동엽을, 야놀자는 아이돌그룹 멤버 혜리를 모델로 기용했다. 그런데 이제는 유명 스타뿐 아니라 유튜버 스타들과도 직간접적인 협업을 하고 있다. 전체 광고비에서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의민족은 올해 3월 총상금으로 치킨 650마리를 걸고 ‘제4회 배민신춘문예’를 열었다. 배민신춘문예는 배달의민족이 매년 봄 음식을 주제로 여는 창작시 공모전이다. 상 규모별로 치킨 규모가 달라지는데 대상 수상자 1명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치킨 365마리를 받는다. 행사를 홍보하면서 배달의민족은 ‘병맛 더빙’으로 유명한 유튜버 장삐쭈에게 영상 제작을 맡겼다. 7월 현재 해당 영상 조회 수는 140만 건을 돌파했다.
배달의민족은 먹방 BJ 벤쯔와도 협업했다. 벤쯔는 작년 7월 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 홍보 영상을 제작해 ‘치킨 구별법 족집게 강의’ 내용을 담았다. 치믈리에 행사의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제작된 이 영상의 조회 수는 현재 32만 건을 돌파했다.
유튜브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배달의민족은 마케팅 실무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다. 콘텐츠는 두 가지로 나뉜다. 배달의민족 팬클럽 ‘배짱이’들을 위한 라이브 방송 ‘배짱이 라이브’와 배달의민족의 브랜딩 일상을 볼 수 있는 ‘배민테레비’다. 채널 구독자 수는 4만2000여 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에서 유튜브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채널”이라며 “2014년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캠페인부터 작년에 만들어진 ‘오늘은 치킨이 땡긴다’, 올해 ‘OOO도 우리민족이었어’ 캠페인까지 배달의민족의 광고들은 TV, 옥외광고와 동시에 유튜브에서 동시에 광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달 O2O 업체 요기요는 올해 초 e-스포츠 해설자로 유튜브에서 유명한 울프 슈뢰더를 광고에 등장시켰다. 요기요의 광고는 광고 대행사 셜록컴퍼니가 제작했다. 슈뢰더는 한국인보다 더 한식을 사랑하는 외국인으로 유튜브에서 ‘대한민국 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광고에서 화성에 고립된 외국인으로 나오는 슈뢰더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우주로 부대찌개를 주문한다. 화성에서 죽어가던 우주인은 4개월에 걸쳐 배달된 부대찌개로 살아난다.
3분 40초짜리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315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 상반기 10개 인기 광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는 “올해 1분기 유튜브를 활용한 요기요와 배달통의 마케팅 비용은 작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95%) 증가했다”고 말했다.
숙박 O2O 업체인 야놀자는 최근 아이돌 멤버 하니가 등장하는 CF로 주목받고 있다. 이 광고는 공개 한 달 만에 조회 수 3000만 건을 돌파하며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 광고의 흥행에는 유명 유튜버들의 패러디가 한몫했다. 고퇴경, 반도녀 등 인기 유튜버들이 CF를 패러디하면서 입소문이 빠르게 난 것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의도치 않게 수혜를 본 셈”이라며 “유튜버들이 패러디를 해줘서 우리도 놀랐다. 앞으로 유튜버들과 정식으로 협업할 의향도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