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에도 멀어진 ‘아메리칸 드림’…미국 성장 뒤에 숨겨진 그림자

입력 2018-07-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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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어려워지고 소득 격차 벌어지는 등 위험 요소 여전…“본질적 문제 외면하면 안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소득 불평등 지수. 단위 : 지니계수. 빨간색 : 미국. 출처 : OECD data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소득 불평등 지수. 단위 : 지니계수. 빨간색 : 미국. 출처 : OECD data

올해 초 백악관 연두교서 발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이 미국의 새로운 순간”이라며 “아메리칸 드림을 시작하기 더없이 좋은 때”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미국의 꾸준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드림은 부활하지 않았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 경제 성장을 대표하는 단어인 아메리칸 드림이 호황에도 돌아오지 않는 현상을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2009년 7월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10년간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왔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 호황기인 10년을 넘을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지표는 낮은 실업률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 4월 이후 18년 만의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기대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릴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기업 간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IT 기업이 모여있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연봉 20만 달러(약 2억2300만 원)를 제시해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구하기 힘들다는 말이 돌 정도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2008년 금융 위기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미국 시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내 집 마련을 꺼리는 경향은 여전히 금융 위기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미국 시민들의 주택 소유 비율은 64.2%에 그쳤다. 1980년 이후 최저치였던 2016년 2분기의 63.1%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2000년대 초반 부동산 열풍이 과열됐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평균치인 65%에 미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인구 고령화와 소득 격차 악화다. 지난해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14.5%에 달했고 고령 인구의 빈곤율은 22%를 넘어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5개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20%를 넘는 국가는 9개국에 불과하다. 소득 불평등 지수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0.39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높다는 의미이며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소득 분배의 상태에 있다고 해석한다. 소득 하위 90%가 전체 부의 23%만을 가져갔다는 통계 결과는 미국 내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보여준다.

기업 창업도 크게 위축돼 2015년 미국 내 기업 개업률은 10.2%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 뉴욕주에 집중돼 있고 창업을 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이 자금 부족과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는 일이 많다.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청년층이 창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도 기업 활동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는 노동 시장 개혁과 교육 제도의 재검토, 기술 혁신 촉진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 성장의 결과가 일반 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10년간의 경기 회복에 들떠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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